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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투리 한 켤레를 바쳤으나........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05-06

조회 22,621



미투리 한 켤레를 바쳤으나.....


1597년5월7일(丁酉).
  맑음.  아침에 정혜사(定惠寺)의 중
덕수(德修)가 와서 미투리 한 켤레를 바쳤으나 거절하고
받지 않았다.  두세번 드나들며 청하기에 그 값을 주어
보내고 미투리는 바로 정원명(鄭元溟)에게 주었다.  늦게
송대기(宋大器)와 유몽길(柳夢吉)이 와서 만났다.  서산군수
안괄(安适)도 한산도에서 와서 음흉한 자[원균]의 일을
많이 말했다.  저녁에 이기남(李奇男)이 또 오고 이원룡
(李元龍)은 수영(水營)에서 돌아왔다.  안괄이 구례에 갔을 때
조사겸(趙士謙)의 수절녀와 사통하려 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했다고 한다.  매우 놀랍다.

-  노승석 옮김  [이순신의 난중일기]  -  에서 발췌

4월1일 옥문을 나와서 백의종군길에 어머니를 여의고 장례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채 떠나시는 이순신 장군을 보는 우리는
가슴이 미어집니다.  정혜사의 스님도 짚신 한 켤레라도 그
슬픔에 함께 하시고 싶으셨던 심정이겠지요.

그러나 공과 사를 분명히 하시는 이순신 장군께서는 마음만은
받겠으나 그 값을 치루어 주십니다.  공직자로서 윗사람으로서의
자세를 분명히 보여 주십니다.  기강이 바로 서 있는 모습을
몸소 솔선수범 하십니다.

어떠한 처지에서도 그냥 무상으로 받으시는 법이 없으셨죠.
백성들이 왜군의 정보를 전달했을 때도 무명 한필이라도
쌀 한 말이라도 꼭 손에 들여 보내셨어요.  정보의 중요성을
아셨고 어떤 방법으로라도 보답하셨습니다.  

여기에서 배워야 할 점이 무엇이겠습니까?  현장을 정확하게
기록하고 아무리 힘들어도 신중하게 행동하며 왜 받아야 하는지,
무슨 뜻이 숨어 있는지를 잘 살펴야 한다는 것입니다. 

친하다고 봐 주고 근거없이 대충 생각하고 대책없이 결정하며
윗사람에게 보고하지 않고 마무리하는 습관은 없는지 검토해 
보아야 할 것 입니다.  서로 믿고 아는 처지에 뭘 그렇게 따지냐는
식의 업무는 하고 있지 않는지 살펴 보아야 할 것 입니다.  

기본이 바로 서야 공과 사도 구별할 줄 알고 실천할 수 있습니다.
그러면 당사자는 손해를 봅니다.  자신이 손해를 보더라도 바른
길로 나아가려고 하는 의지와 용기가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쉽지
않습니다.  참으로 어렵습니다.

눈앞의 이익만 생각하면 商道義마저 잃게 되고 비지니스맨의
신뢰는 땅에 떨어지는 것이지요.  인간으로서 도저히 할 수 없는
일들만 하게 됩니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아야 할 때 입니다.
짚신 한 켤레라도 그냥 받는 법이 없는 것처럼......

글 이부경
010-2228-1151/pklee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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