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 이순신 리더쉽
관리자
2015-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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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종일 의논하였다.
1595년 8월 25일(乙丑). 맑다. 일찍 식사한 뒤에 체찰사,
부사, 종사관 등이 모두 내가 탄 배에 같이 타고 오전 8시경
(辰時)에 출발하여 같이 서서 여러 섬들과 진을 합쳐서 설치
할 곳과 또 적들과 접전하던 곳들을 손으로 가리키며 하루
종일 의논하였다. 곡포(曲浦: 남해군 이동면 화계리)는
평산포(平山浦)와 합치고 상주포(尙州浦: 이동면 상주리)는
미조항(彌助項)과 합치고, 적량(赤梁)은 삼천포(三千浦)와
합치고, 소비포(所非浦)는 사량(蛇梁)과 합치고, 가배량
(加背梁: 거제군 도산면 노전동)은 당포(唐浦)와 합치고,
지세포(知世浦)는 조라포(助羅浦)와 합치고, 제포(齊浦)는
웅천(熊川)과 합치고, 율포(栗浦)는 옥포(玉浦)와 합치고
안골포(安骨浦)는 가덕진(加德鎭)과 합치는 일에 대하여
결정하였다. 저녁에 진에 도달하여 여러 장수들이 교서에
숙배하고 공사(公私)의 예를 마친 뒤에 헤어졌다.
-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 - 에서 발췌
거제도와 남해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질서정연하게
써내려간 결정된 사항들과 맨마지막에 일을 끝맺는
업무 자세를 보면서 무슨 일에나 매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태도를 짐작하게 됩니다.
리더가 현장에서 진두지휘하는 모습에 체찰사도 꼼짝없이
동행하셨습니다. 그저 얼굴만 비치고 오는 형식적인 행사와는
질적으로 틀립니다. 윗사람의 행동을 보면서 부하들은 알게
모르게 배우고 실행합니다. 곧 명령이 먹히는 것입니다.
현장을 통제하는 것은 리더의 몫입니다. 현장을 잘 모르면
통제할 수 없겠지요. 그저 보고만 받고 의사결정을 내릴것
아니겠습니까? 함께 소통하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해 나가는
리더를 우리는 원하고 있지 않습니까?
그 당시 함께 배에 타신 체찰사는 오리 이원익 대감이었는데
이순신 제독의 이러한 주도면밀하고 성실한 태도에 매료되어
평생 신뢰하고 온갖 모함을 받았을 때에도 항상 두둔하였다고
합니다.
가장 기본적인 일, 아주 간단한 일 등 우리가 그냥 스쳐 지나가는
작은 일들은 현장에서 소리없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이것을
우리가 잘 관찰하고 원칙과 신뢰로서 소신껏 해결해 나간다면
어떤 어려운 일이라도 해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비지니스를 함에 있어서도 현장, 현물, 현금이 중요하다고 합니다.
이 중에 현장 하나만이라도 제대로 잘 챙긴다면 나머지 두가지는
저절로 해결되는 것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글 이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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