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 이순신 리더쉽
관리자
2017-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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놓쳐버린 골든타임!!
수군에서는 좌수사 박홍은 군사를 한 사람도 출동시키지
않았고, 우수사 원균은 비록 수로는 좀 멀지만 거느리고
있던 배가 많았으며, 또 적병이 단 하루 동안에 모두
몰려온 것이 아니므로, 우리편에서 군대를 있는 대로 다
거느리고 앞으로 진출하여 군대의 위세를 보이며 서로
버티어 다행히 한 번만이라도 싸워 이겼더라면 적군은
마땅히 후방을 염려해 갑자기 깊이 쳐들어오지는 못했을
텐데 우리편에서는 적군을 바라만 보고 멀리 피해가서
한 번도 서로 싸우려 들지 않았다. 적군이 육지에 오르자
좌병사 이각과 우병사 조대곤은 도망가거나 교체되었으므로.
적군은 북을 치면서 마음대로 행동하며 수백 리의, 지키는 이
없는 땅을 짓밟으면서 밤낮으로 북쪽을 향해 올라오는데,
한 곳에서도 감히 대항하여 적군이 진격하는 기세를 늦추려는
사람이 없었다.
- 이재호 옮김 [서애 유성룡 지음 징비록] - 에서 발췌
1592년 4월13일, 부산 앞바다에 나타난 적군을 물리쳐야
하는 장수들의 행동에 대하여 유성룡은 징비록에 "지금에
와서 비록 후회한들 무슨 소용이 있으랴마는, 그래도 훗날의
경계가 되겠기에 상세히 기록해 둔다." 고 적었습니다.
잘 준비하고 있다가 초전박살은 못낼망정 장수된자로서
국방의 의무와 책임을 제승방략이라는 제도에 이유를 대며
적군의 상륙을 허락해서는 안되는 것이지요. 전쟁 초기에
놓쳐버린 골든타임으로 오히려 적을 이롭게 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조정에서 보낸 문관이 각 지방의 병권을 장악한 다음에
병력을 움직이게 하는 조선의 특별한 시스템인 제승방략은
지방 병력이 임의로 이동하는 것을 극도로 경계하였습니다.
아무리 지휘체계로부터 명령이 하달되지 못했다 하더라도
적이 상륙한 지역의 방어를 책임지는 장수들의 그 책임을
묻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임진왜란을 통해 얻은 뼈아픈 교훈을 잊고 반성하지 않으며
준비하지 않는 실수를 반복하며 또 정묘호란, 병자호란을 겪고...
우리의 역사는 늘 위기였습니다. 위기는 그저 위기일뿐 입니다.
아무도 책임지지 않았으며 아무도 반성하지 않았습니다.
비극이 되풀이 되어서는 않된다며 같은 실수를 반복해서는
않된다고 하면서도 역사에 대한 망각은 무섭게도 예전과
같은 상황으로 몰고 갑니다. 지금도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이순신이 전쟁 중에도 송나라 역사책을 읽고 독후감을 쓴
것은 우연의 일치일까요. 끊임없는 독서를 통하여 역사에서
배우는 지혜, 통찰력은 미래를 위한 용기있는 도전과 희망으로
더 나은 방향으로 이끌어 준다고 생각 합니다.
글 이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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