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 이순신 리더쉽
관리자
2018-12-24
20,587
군량과 진상품을 실어 보내는 장계.....
장송전곡급방물장(裝送戰穀及方物狀)
선조수정실록 (1592. 12. 25)
삼가 아뢰나이다.
지난 9월에 순천 사는 사람 정사준(鄭思竣)은
아직 상제의 몸으로 있으면서 임용된 사람
(起復奉事)으로서, 같은 고을의 의로운 선비
교생(校生) 정빈(鄭濵) 등과 약속하고 각각
의연곡을 모아 한 배에 싣고 행재소로 올라
간다고 하였습니다. (중략)
신이 따로 봉하여 진상하는 장편전 등 물건과
탄신일(誕日), 동지, 설 진상물들도 정사횡과
본영 진무(鎭撫) 김양간(金良幹)에게 주어서
의연곡 실은 배에 같이 실어 보냈습니다.
순천부사 권준(權俊)이 봉하여 따로 진상하는 것
까지도 물목을 만들어 같은 배에 실어 보냈습니다.
광양, 흥양, 낙안 등의 고을 수령들은 각각 자기
고을 배에 싣고 각자 모집한 사람들에게 주어서
올려 보냈습니다.
-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 - 에서 발췌
전쟁 총책임자인 선조 임금께서는 의연곡을 받으실
자격이 있으신지 묻고 싶습니다. 오히려 군량미를
모아서 전선에 투입해 주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입니다.
물론 그 시대의 정치나 사회문화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여
이런 생각을 하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갑자기 쳐들어온
왜적들에 의하여 온 나라가 초토화된 이 때에 명절에 쓸
진상품은 다 무엇입니까?
성리학을 기본으로 하는 문화국가 사대부들의 나라에서
있을 수 있는 일인가? 염치와 대의명분을 내세우는 선비
들의 나라, 이런 사회적인 부조리를 이해할 수 있겠는가?
자기 부하들도 먹여야하고 행재소에도 진상해야 하는
이중고를 겪으며 전쟁을 치르셨을 이순신 장군을 생각하면
마음이 답답합니다. 더우기 피난민까지 배려해야 하는
가슴아픈 일들이 어디 한 두가지였겠습니까?
세상의 유례가 없는 국가의 지원 없이 자급자족 하면서
치른 임진왜란은 지금의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그래서 이순신 장군을 비롯한 부하장졸들의 나라사랑 하는
헌신과 노고에 고개가 절로 숙여집니다.
"이순신에게 넬슨과 같은 거국적인 지원과 그만큼의 풍부한
무기와 함선을 주었다면, 우리 일본은 하루아침에 전멸당하고
말았을 것이다." 가와다 이사오의 [포탄 잠재우기] 에서 발췌
해외에서 평가하는 이순신의 모습이지요. 넬슨은 그가 전투에
전념할 수 있도록 국가에서 전폭적으로 지원을 해 주었고,
이순신은 모병에서 훈련까지, 전선건조, 대포, 화약 건조 및
군량 조달 등 조정의 지원없이 오로지 혼자의 힘으로 해결해
나갔다는 점을 말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의연곡을 모아 행재소로 보내셨다니 마음이
미어집니다. 나라사랑이 마음의 중심에 있었던 충(忠)을 온 몸
으로 실천하신 분이시라고 감히 말씀 드릴 수 있겠습니다.
잊혀져가는 충효정신! 다시한 번 진정으로 생각해 보아야 할 때
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뿌리없는 나무가 되어서는 안되겠지요...
글 이부경
010-2228-1151/pklee9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