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다운 지도자란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아이젠하워 장군은 통솔하는 기술을 끈 한 가닥으로 설명한 적이 있다. 그는 끈을 탁자 위에 올려놓고, “이 끈을 당겨 봐라. 그러면 끈은 얼마든지 당신이 원하는 곳으로 따라갈 것이다. 그러나 그것을 밀면 아무 데에도 가지 못한다. 사람을 이끌 때의 요령도 이와 똑같다”고 말했다.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이 중국을 방문한 적이 있다. 그들은 북경에서 중국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베토벤의 5번 교향곡을 연주하는 것을 듣게 되었다. 그것은 듣기가 민망할 정도로 빈약한 연주였다. 1악장이 끝나자 중국인 지휘자는 의례(儀禮)를 지킨다고 지휘봉을 유진 오르만디에게 넘겨주었다.
오르만디가 2악장부터 지휘하기 시작하자 악단의 연주는 완전히 달라졌다. 마치 오르만디가 여러 해 동안 중국 교향악단을 지휘해 온 것만 같았다. 중국인 악단원들마저도 자신들의 연주에 감동할 정도였다. 그들은 완전히 딴 사람이 되어 버린 것이다. 3악장에 들어가면서부터 그들은 더욱 신들린 사람이 되어갔다.
그러나 누구보다도 깊은 감동을 받은 것은 필라델피아 교향악단원들이었다. 그들은 자신들의 지휘자의 천재성과 뛰어난 리더십에 새삼 놀란 것이다. 그리고 오르만디가 얼마나 위대한 지휘자인가를 미처 깨닫지 못한 자신들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한편, 그런 지휘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한없이 자랑스럽게 여겼다. 연주가 끝나자 그들은 힘찬 박수를 보냈다. 그것은 오르만디에 대한 감사의 표현이었다.
참다운 지도자란 사람들이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리드할 수 있어야 한다.
리더와 보스 / 홍사중의 新지도자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