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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개심만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2)

작성자 한명기

등록일 2014-10-15

조회 17,227

적개심만으로는 아무것도 못한다.

명나라는 조선의 간청으로 참전하긴 했으나, 이는 일본군이 북진하면서 자국에 대한 위협이 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6·25 전쟁 때 중공군이 참전한 것도 비슷한 이유였다. 미군이 북진을 거듭, 중국까지 진격할 수 있다고 봤기 때문이다.


명에서 파견 온 장수 이여송은 1593년 1월 평양성 전투에서 왜군을 제압했다. 여세를 몰아 파주까지 추격했으나 무거워 이동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대포 부대 없이 기마 부대만으로 맞서다가 백병전에서 날카로운 일본 장검에 호되게 당하고 개성으로 숨어버렸다.


유성룡은 이에 다시 반격해야 한다고 매일 채근했으나 명군은 번번이 거절하는 건 물론, 자꾸 귀찮게 하면 곤장으로 다스리겠다고 으름장을 놓기에 이른다. 자주 국방을 갖추지 못한 나라의 굴욕을 보여준다.


임진왜란은 전체 7년 중 4년을 강화 협상으로 보냈다. 울산이나 부산, 거제 등지에는 왜군이 장기 거주하기 위해 쌓았던 성들이 군데군데 남아 있다. 이 왜군들이 장기 체류하는 동안 각종 문화재와 물자를 약탈하는 바람에 백성들 고통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의병들이 이따금 어슬렁대는 왜군을 공격하자 일본은 명나라에 따져 "협상 중에 공격하는 법이 어디 있느냐"면서 통행증(심유경 표첩)을 받아내기도 했다. 거기에는 ’이 표첩을 소지한 일본군을 조선 관민이 공격하면 엄중 처단한다’고 써 있었다. 명은 이른바 ’양전음화(陽戰陰和)’, 낮에는 싸우는 척하지만 밤에는 화친한다는 속셈이었다.


                               한명기  /  명지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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