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감내하는 이순신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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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파리 64차 - 징비록의 현장을 다녀와서....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5-08-02

조회 21,717

이순신포럼 회원님들께!
 

오늘 KBS 드라마 [징비록]이 끝났습니다.  빨리 끝나서 많이
아쉽습니다.  저희들은 지난주 금, 토 이파리 64차 예천/안동을
다녀왔습니다.  여러분들께서 염려해 주신 기도해 주신 덕분에
무사히 잘 다녀왔습니다.

비도 안오고 가뭄으로 간절히 비를 기다리고 있었습니다만
하필이면 저희들이 출발하는 그 날 비가 오는 것은 무엇입니까?
아침부터 비가 내립니다.

아이들은 그래도 좋은가 봅니다.  이순신 생가터에서의 문화해설에
귀를 쫑긋 세우고 눈을 반짝입니다.  내친김에 유성룡 대감의 집터,
어렷을적에 같이 학당에 다녔을 것 같은 남학당의 터까지 설명했습니다.

무심코 지나가는 충무로, 을지로3가, 생가터 표지석 앞은 오토바이
주차장이거나 아무렇게나 버려진 휴지조각들로 가득합니다.
깨끗히닦고 청소하고 그래도 여기가 우리들이 가장 존경하는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라는 것은 알고 지나 다녔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도를 벗어나니 비는 그쳤습니다.  이번 답사는 유성룡 대감이
징비록을 썼다는 하회마을을 보러 가는 것이지만 아무래도 이순신
장군의 파워 인맥도 찾아보는 것이 우선인것 같아 약포 정탁  대감부터
찾아가기로 하였습니다.

약 3시간 정도 달려가니 경북 예천에 닿았습니다.  문화해설사가 정충사
부터 보자고 하여 간간히 내리는 이슬비를 맞으며 갔더니  15대손 종손이
반갑게 맞이하여 줍니다.

정충사는 약포 정탁 대감의 유물과 초상화 등을 보관하고 있는 사당으로
종손의 설명을 들으며 향을 켜고 묵념으로 약포 정탁 대감의 위업을
기렸습니다.  세자 광해군의 분조를 도와 나라를 구하는 일에 힘껏
싸우신 대감의 본가를 답사한것 입니다.

도정서원은 약포 정탁 대감이 말년에 후학들을 가르킨 곳으로 예천의
내성천을 끼고 벼랑끝에 세워진 아름다운 서원 입니다.  뒤에는  사당도
있어 봄 가을로 제사를 지낸다고 합니다.

잘 알고 계신것처럼 약포 정탁 대감은 이순신을 변호하고 구명하기
위해 선조 임금에게 목숨을 걸고 신구차를 올려 백의종군을 하도록
임금의 마음을 확  바꾸어 놓았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살려 주신것 입니다.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뿐만 아니라 정탁 대감같은 애국지사들의
희생과 헌신에 힘입어 지금 우리는 잘 살고 있는 것 입니다.  오늘 함께
한 어린 친구들에게는 생소하겠지만 부모님을 따라 온 보람은 있을 것
입니다.  우리의 뿌리를 반드시 알아야 할 이유입니다.

예천의 약포 정탁 대감님을 뒤로 하고 안동을 발길을 옮깁니다.  이번에는
퇴계 이황 선생의 학맥을 이은 경당 장흥효 선생의 경당고택을 둘러봅니다.
경당 장흥택은 벼승을 마다하고 오로지 학문에만 전념하여 영남학파의
큰 학자가 되어 많은 제자를 길러내었다고 합니다.

경당고택의 종손과 종부님께서 반갑게 맞이해 주셨습니다.  연로하신
종부님께서 손수 마련하신 [안동국시]로 점심을 하였습니다.  전통
종가음식도 곁들여서 점심상을 받은 우리는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고택의 건너방, 마루 그리고 후원의 그네까지 비 온 후의 촉촉한 잔디를
밟으며  안동의 옛정취를 새롭게 느꼈습니다.  아이들도 좋아하는 것
같았습니다.  이렇게 느긋하게 부모님과 함께, 할아버지와 함께 언제 또
역사 탐방을 하겠습니까?

경당 장흥효의 광풍정과 제월대는 지금 보수공사 중이라고 하여 보지 못하고
바로 옆의 학봉 김성일종택으로 갔습니다.  15대 종부님께서 반가이  맞이해
주시며 종친 한 사람이 학봉 김성일 기념관, 운장각 등을 안내하여 줍니다.

임진왜란은 일어나지 않는다며 큰소리 쳤는데..... 이유야 어찌 되었던
전쟁이 일어나자 경상도 초유사가 되어 나라와 백성들을 위한 그의 피나는
노력을 아끼지 않았습니다.  일제강점기 때에는 집안에 독립투사와 애국지사
들이 많이 배출되어 나라를 구하기 위한 희생을 많이 하셨습니다.

특히 운장각에 보관되어 있는 학봉 김성일 초유사의 문집이나 임금께 올린
장계등은 조선 한지에 쓴 것으로 40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변하지 않고
그대로 있는 것은 그만큼 우리 한지의 우수성을 말해 주는 것이지요.

이번에는 아이들도 많이 참가하였고 해서 일정에는 없었지만 안동 한지
공장을 견학하기로 하였습니다.  산업시찰도 되고 현장 학습도 되고...
무엇보다도 아이들이 제일 좋아했답니다.

종부님께서 이 더운날 종택을 방문해 주어 감사하다며 손수 만드신 다과상을
차려 내셨습니다.   모두 감동에 감동을..... 종가집 특유의 다과와 수박, 참외로 
시원하게 차려내신 다과상을 받고 감사한 마음으로 땀을 식히고 일어났습니다.

영국 여왕님도 다녀 가셨다는 안동 한지 공장을 둘러보고 또 사장님께서
닥나무 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놓으며 종이가 되어가는 한 과정 한 과정을
실제로 보면서 모두 탄성을 질렀답니다.  이렇게 형형색색 고운 종이가 탄생
할 수 있을까 하고..... 아이들은 눈의 휘둥그래졌습니다.

종이로 만들지 못하는 것이 없었어요.  옷도 만들고 그릇도 만들고....
천자문을 쓴 한지 종이를 손주녀석 주려고 한 장 샀습니다.   아직도 해가 중천에
떠 있습니다.  오늘의 주인공 유성룡 대감의 병산서원으로 갑니다.

병산서원 앞으로 흐르는 낙동강물은 유유히 흘러 하회마음 앞으로 지나갑니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낙향하여 이곳에서 유생들을 가르키며 말년을 보내셨다고
합니다.  만대루에서 가르키실 때 얼마나 마음이 편하셨을까 아니면 쓸쓸 하셨을까
생각해 보았습니다.  

날씨가 너무 더워 어디 그늘을 찾을까 했는데....
아예 신을 벗고 병산서원 입교당 안으로 올라가서 앉았습니다.  병산서원 지킴이는
문중 사람인데 몸이 불편하여 병원에 갔다고 하는데.....

이번에는 학생들이 많이 참석하여 유성룡 대감에 대한 특강을 앉은채로 하였습니다.
알아듣기 쉽게 벼슬 이름도 알려 주고 유성룡의 삶과 정신 그리고 이순신 장군과의
관계 등 그동안 학교에서 가르쳐 주지 않았던 유성룡 대감에 대하여 알려 주었습니다.

그 외에도 이순신 서사시를 쓰신 조신호 교장 선생님을 모시고 병산서원 이야기,
난중일기 완역자이신 노승석 교수님의 복례문 이야기, 전 선주협회 회장님이신
장두찬 회장님의 국가위기관리론 등 릴레이 특강은 얼마나 흥미로웠는지 아이들이
꼼짝도 않고 듣고 있었습니다.  얼마나 기특한지 모르겠습니다.

어느덧 해도 서산에 걸리고 저녁을 먹으러 풍산읍에 나갔습니다.  안동은 한우가
유명하다고 하여 오늘 저녁 메뉴는 안동 한우 불고기 그리고 등심 입니다.
고기는 엄청  좋았습니다.  그러나 고객에 대한 서비스나 밑반찬  같은 것은 아예
신경도 안쓰고 불친절했습니다. 

아마도 옛날의 양반 문화가 사라지고 갑자기 밀려온 관광객에 대한 상업주의가
금방 몸에 배인것 같았습니다.  안타까웠습니다.  선비정신을 이런데서 발휘해야
하는데 책만 읽는 것으로 선비정신을 말씀 드리고 싶으신가 봅니다.

오늘밤은 꿈에도 그리던 징비록의 현장 [옥연정사]와 유성룡 대감의 형님이신
유운룡 대감의 [화천서원]에서 묵기로 하였습니다.  고택체험으로 조금은 불편
하지만 그래도 그 옛날 이곳에서 유생들을 가르치고 나라를 위하여 정신을
가다듬던 곳에서 그 분들의 기를 받고 닮고자 하는 마음을 바칠 수 있으니 감개
무량 입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고객을 전혀 배려하지 않는 불친절에 조금은 씁쓸하였습니다.
유성룡 대감의 후손답게 넉넉하고 덕을 베푸는 마음으로 보살피는 배려가 부족
하였습니다.  양반 노릇 하기가  그리 녹녹치 않다는 것을 현장에서 잘 배우고 갑니다.

다음날 아침 일찍 부용대에 올랐습니다.  한 눈에 하회마을이 보이고 마을전체가
정말 좋은 길지라는 것이 보였습니다.  뒤로는 화산이 감싸고 있고 앞으로는 
낙동강이 흐르는 신선들이나 사는 마을같은 것이 그 안에  사는 사람들더 신선같이
느껴집니다.  우리는 사진을 찍고 유운룡 대감의 겸암정사를 향하여 내려갔습니다.

그곳은 옥연정사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곳인데 겸암정사 안에서 밖으로 보는
경치가  너무도 좋아 한동안 명상의 시간으로 이어졌습니다.  마침 모닝커피도 팔고
해서 모두 커피나 식혜 등의 음료수로 목을 추기고 논둑길을 따라 걸으며 동심의
세계로 빠져들어보았답니다.

아침식사는 향토음식 전수자인 박제숙 선생의 집에서 이번에는 [건진국수]로
하였습니다.  어제의 안동국시와는 비교가 됩니다.  직접 만든 손두부도 먹고
아침은 간단하게 먹고 하회마을로 들어갔습니다.

하회마을은 이제는 체계적인 관광객 시스템으로 옛정취는 없어졌으나 나름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답니다.  문화해설사가 열심히 땀을 뻘뻘 흘리며 중요한 곳곳을 설명해
주었습니다.  특히 풍산유씨의 종택인 양진당, 유성룡 대감의 종택인 충효당,  마침
작년에 14대 종손이 돌아가셔서 상중이었습니다.  

하회마을을 두루두루 돌아보고 도산서원으로 갑니다.  학봉 김성일이나 서애 유성룡,
한강 정구 선생을 키우신 퇴계 이황 선생의 종택과 그 정신을 전파 하고자 세워진
도산서원  선비정신 문화원을 방문 하기로 하였습니다.

예부터 내려오는  안동의 또 하나의 특별한 음식 [안동 간고등어와 헛제삿밥]으로
점심을 마련하였습니다.  안동댐의 중간쯤 되는 곳에 월영교가 있는데 참으로
아름다운 다리가 있었습니다.     그곳에서 점심을 먹었습니다.

먹기좋게 적당히 구운 간고등어와 헛제사밥은 정말 맛있었습니다.  회원님들이
너무 맛있게 먹은 나머지 방안이 아주 조용했습니다.ㅎㅎㅎ
도산서원으로 갔습니다.  특히 매화를 좋아하셨던 퇴계 선생을 뵈러 갑니다.

퇴계 후손이신 이동구 별유사님께서 선비차림으로 나오셔서 도산서원의 전교당에서
특강을 해 주셨습니다.  퇴계 선생께서는 부인 복이 없으셔서 두번이나 상처를 하셨다고
합니다.  그 에피소드를 말슴해 주시면서 이 세상 어떤 어려움이 있더라도 진실로
극복 하고자 하는 마음이 있으면 할 수 있다는 사람의 인성에 대하여 사랑에 대하여
강의를 해 주셨습니다.  이 더운날 땀을 뻘뻘 흘리시면서 선비 차림으로.....

우리 아이들에게 보여 주고 싶으셨습니다.  옛날 선비들은 이런 차림으로 더위와
싸우며 공부를 했다는 것을 몸소 실천 하셨습니다.  이동구 선생님 감사합니다.
도산서원은 더무 덥고 시간도 없어서 유물관은 보지 못하고 퇴계 종택으로 향했습니다.

도산서원 정신문화수련원은 퇴계종택 바로 뒤에 있었는데 우리를 기다리느라고
토요일 퇴근도 안하고 부원장님을 비롯하여 모두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선비정신에 대하여 확실히 공부하고 왔습니다.

퇴계 이황 선생의 일대기를 비롯하여 초, 중, 고등학생들의 교재도  한보따리 주셔서
아이들이 모두 좋아했답니다.  그 책을 일고 훌륭한 사람이 되기를 기원 합니다.
더운데  왔다고 수박도 내오고 시원한 생수도 내 오고 극진한 대접을 받고 왔답니다.

안동을 떠나 충청도로 들어오니 비가 억수같이 옵니다.  올라올때 영주 부석사라도
들러보고 오자던 꿈은 사라지고 어떻게하든 조심해서 올라가야 되겠다는 마음만
간절해졌습니다.  서울에 도착하니 비가 그쳤습니다.  집으로 갈때 까지 비가 멎었습니다.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이번에는 6살 유치원생부터 77세 어르신까지 3대가 함께 여행한 특이한 그릅이 탄생
하였습니다.  서로 가르쳐 주고 배려해 주면서 날시는 더웠지만 즐겁게 여행한 그야말로
이순신 장군이 원하신  그런 사회, 유성룡 대감이 원하신 그런 사회가 되었던 1박2일
이었습니다.  

여러분 다시한 번 진심으로 감사드리면서 이번 행사에 많은 도움을 주신 회원 여러분께도
감사의 말씀을 올립니다.  감사합니다.

글 이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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