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생을 감내하는 이순신 포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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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무공 이순신 장군의 순국의 바다를 다녀오다

작성자 양정선

등록일 2010-04-06

조회 22,809

<노량대첩>충무공 이순신장군 리더십 연구하는 테마여행 후기

한국에서 태어나 어느 정도 인지가 생긴 유치원생 정도만 되어도 온 국민이 다 알고 존경하는 위인이 이순신 장군일 것입니다.
그러나 역사 시간에 배운 상식적인 몇 가지를 제하고 나면, 이순신 장군에 대해 안다고 말할 만한 게 너무 없구나하는 사실을 이번 과정을 통해 느꼈습니다.

을지로 3가에 이순신 생가터가 있다는 사실도 정말 처음으로 알았습니다. 그토록 가까이 있는데도 전혀 몰랐었지요. 광화문에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높고 위엄 있게 있는 것에 비하면 눈에 띄지도 않게 작은 석조 안내 표식만 있는 것이 못내 아쉽습니다.

그래도 이순신 장군의 생가터에 서 있자니 명보극장앞이 어제와 달라 보입니다. 새벽 맑은 공기와 더불어 장군의 기를 느끼며 버스로 출발합니다.

이번 프로그램에 다양한 분들이 여러 가지 이유로 함께 타고 가게 되었지요. 그 중에 특히 해군사관학교에서 이순신 장군에 대한 연구를 오래 동안 해오신 임원빈 교수님의 버스 강의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사람들은 이순신 장군을 12척의 배를 가진 열세한 상황에서 330여척의 왜선을 격파한 홍길동 같은 인물로 생각한다. 그러나 이순신 장군은 한 번도 열세한 상황에서 전쟁을 하지 않았다. 반드시 준비하고 점검하고 확인하여 우세한 환경을 만들어 전쟁을 했다. 그의 전투를 보면 손자병법에 100% 충실한 전투였음을 알 수 있다. 그는 결코 부하들에게 폭탄을 지고 화약고로 내몰지 않았다. 전쟁의 승리는 결코 우연한 요행이 아니라 과학적으로 준비된 것이다!”

그러면서 왜 요즘과 같은 급변하면서 어려운 시기에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이 재조명을 받는지에 대해 짧지만 강하게 역설하셨습니다. 정말 모두에게 공감되면서 감동이 전해지는 순간이었습니다.

이렇게 감동적인 강의 및 각 자 간단한 소개와 이순신파워리더십 버스를 타게 된 동기를 나누다 보니, 하동 섬진강 매화마을까지 금새 왔습니다. 꽃샘추위로 아직 매화는 피지 않았지만 곧 망울을 터트릴 매화를 상상하면 산책하는 것도 나쁘지 않았습니다. 더불어 이부경사장님께서 알려주신 이황의 지극한 매화사랑에 대한 에피소드도 마음에 생각하나 남기게 합니다. 퇴계 이황의 유언이 “매화에 물을 주거라”였다니...
산책 후 섬진강 재첩국과 채첩회가 우리의 입을 즐겁게 해 주었습니다.

남해에 도착하니 해군사관학교 충무공 리더십센타 제장명교수님이 우리 일행을 반겨주십니다. 이순신 장군과 함께한 인물들을 <이순신 파워인맥>이란 책으로 출간하셔서 그의 리더십과 인재들을 알기 쉽게 설명해 주시는 분이신지라, 모든 것들을 흥미롭게 설명해주셨지요.

충렬사도 참배하고 거북선도 관람했습니다. 거북선이 원래 2층이 아니라 3층이란 사실도 그 날 처음 알게 되었습니다. 노를 젓는 사람은 노만 저을 수 있도록 되어 있고 포를 쏘는 공간과 별도로 되어 있다는.. 그리고 거북선이 철선이 아니라 갑판만 철갑을 두른 목선이라는 사실도 말입니다. 이순신 장군이 순국한 바다로 추정되는 곳으로 유람선을 타고 가서 묵념과 헌화도 하며 진지한 시간을 가졌습니다. 좀 전에 버스에서 봤던 드라마 “불멸의 이순신”의 한 장면이 오버랩되면서 마음이 숙연해집니다. 순국한 이순신 장군의 시신이 3일간 머물렀다는 이락사와 첨방대도 산책하며 장군의 치열했을 그 순간을 상상해보기도 했습니다.

장군의 흔적이 있는 장소들에서 아주 세세한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시간이 정말 금방 지나가는 듯했습니다. 자칫 역사시간처럼 지루할 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는데, 세세한 설명과 사실을 듣다보니 역사 드라마속의 한 장면처럼 재미있었습니다.

드디어 진지한 시간이 지나가고 아름다운 남해바닷가 회를 맛볼 시간입니다. 역시 기대한 만큼입니다. 싱싱한 횟감들이 나왔으니 술한잔이 빠지면서 섭섭하겠지요? 모두들 맛있는 음식과 즐거운 오늘 충무공 유적지 답사에 대한 소회를 나누며 좀 더 가까워지는 시간을 보냈지요. 이번 버스에는 두 분의 부부와 3남매가 동승하셨는데, 초등학교 남자아이 둘도 참 어른스럽고 막내가 3살인데도 어찌나 씩씩하고 밝은지 모든 어른들이 예뻐라했지요. 정말 어른한테도 다소 빡빡하고 긴 일정인데도 아기가 참으로 잘 견딜뿐 만 아니라 마치 즐기고 있는 듯 보였습니다. 같이 간 친구와 저는 다음에 아이와 함께 와도 참 좋은 추억과 교육이 되겠구나 공감했습니다. 보기에도 참 다정하고 멋진 가족이었습니다.

남해바다가 내려다 보이는 언덕위 하얀 팬션- 프랑스 리조트에서 하루 일정을 마무리하였습니다. 편션 주인장의 고향은 경북이신데, 남해바다에 반해서 여기서 사신다고 합니다.

다음날 새벽 6시 모여서 금산 보리암 중턱 산행이 있었습니다. 그 날 결국 짙게 깔린 해무로 인해 일출을 볼 수 없었지만, 명상하려는 너럭 바위에서 바라본, 섬들이 곳곳에 자리잡고 있는 남해바다는 정말 정말 한 폭의 수묵화였습니다. 거기서 가부좌 틀고 조용히 고요히 명상의 시간을 가지고 있노라니 마음이 저 깊이 잔잔히 가라앉고 답답했던 가슴이 서서히 시원해 왔습니다.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앉아 있어도 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새벽에 올라온 것을 모두들 잘 한 일이라 공감했습니다.

아침 산행을 하고 내려온 뒤 먹은 전복죽은 최고였습니다. 제주도에서 맛본 전복죽보다 더 맛있다고들 하십니다. 전복도 많이 들어 있구요~~ 이번 여행은 마음도 깊어질 뿐만 아니라, 몸과 입이 행복한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버스로 금산 입구에 내려, 보리암으로 본격적인 트레킹을 시작했습니다. 이성계가 조선을 건국하기 전에 기도를 했다는 기가 아주 강하다는 기도처와 남해 12경을 구경했습니다. 박현숙 문화해설사님의 꽃과 나무에서부터 모든 자연과 의미 있는 문화적인 것들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설명해주셔서 더 흥미진진했습니다. 각 종 동물과 상징적인 의미가 부여된 기암괴석들. 자성을 띤 불가사의한 석탑, 전설을 지닌 동굴들 모두가 재미있는 사연이었습니다. 할머니가 직접 담그셨다는 막걸리와 도토리묵도 그저 그만이었습니다.

금새 점심시간이 되어서 멸치회와 멸치조림을 먹었습니다. 참 싱싱한 멸치여서 비위가 약한 제가 조금 걱정이었는데 전혀 비리지 않아 맛있게 먹었습니다. 멸치회는 좀처럼 먹을 기회가 없는데 별미였습니다. 그리고 함께 이번 버스에 탄 사장님께서 남해산 마른 멸치를 한박스씩 선물로 주셔서 더 없이 좋았습니다.

그리고 나서, 임진왜란 때 거북선이 가장 처음 등장했다는 사천해전이 일어난 사천으로 향해갔습니다. 길고 아름다운 창선삼천포대교를 넘어서서 사천 선진리성을 답사하고 당시 해전에 대한 강의를 들었습니다.

이렇게 1박 2일간의 짧지만 꽉 찬 일정을 마무리하고 다시 서울로 향하였습니다.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도 각 자의 소감도 나누고 임원빈 교수님의 마무리 강의도 더불어 들었습니다.

직장생활하면서 여러 가지 워크샵이나 리더십 과정을 다녀왔지만, 이번은 참 특별한 시간이었습니다. 나 자신에게 좀 충전의 시간을 가지고 싶은 단순한 여행에서 많은 것들을 생각하고 얻고 가는 좋은 시간이 되었습니다. 그래서 총 5코스로 구성되어 있는 이순신 파워리더십 버스를 꼭 다 타보고 싶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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