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병대전략캠프, 나의 도전기
이 글을 읽기 위해서는 이업종 교류 연합회가 무엇인지 알아둘 필요가 있을것 같아 소개 합니다.
중소기업 진흥공단 산하의 중소기업 이업종 교류 연합회는 서로 다른 업종의 중소기업 CEO들로
조직되어 회원 상호간의 자주적이며 자유로운 교류활동을 통하여 경영.기술 등에 관한 의견을
교환하고 연구활동을 행하여 참여 기업의 경영력. 기술력을 강화함으로써 지역경제 발전에 이바지
하고 있는 모임 입니다.
전국적으로 13개의 지부가 있으며 필자는 서울 이업종 교류 연합회의 고문이면서 22개 단위그룹중의
하나인 NTB 모임에 참가하고 있으며 이번 서울이업종교류연합회(서이연으로 통일함) 연례행사인
2010 어울마당 워크숍에 참여, 프로그램중의 하나인 해병대 전략캠프의 훈련을 받은 나의 도전기를
올립니다.
지지난주에 진도/해남, 명량대첩 답사를 (리더십 버스 제13차) 다녀왔기 때문에 또 1박2일로 서이연
행사에 참여한다는것이 무척 부담스러웠습니다. 리더십 버스 13차는 날씨도 않좋았으며 너무 무리를
해서 컨디션도 좋지 않고해서 링거 주사를 맞으며 업무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는터라 그래, 고문이니까
가서 집행부 격려도 해주고 또 [CEO 공동체 Team Building 캠프]라는 워크숍이니 강의 듣고 우리 NTB
모임은 회원 수도 적으니 다녀와야지 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떠났습니다.
그러나 대부도에 도착 하자마자 해병대 입소식이 있었습니다. 물론 강제사항은 아니었지만 갈등이
생겼습니다. 이 몸으로 훈련을 받을것 인가, 아니면 열외로 빠져서 구경하며 좀 쉬다가 한국과학기술
정보연구원 박영서 원장, 고승덕 국회의원 초청 강의만 듣고 일찍 귀가 할것인가 결단을 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이 되었습니다.
빨리 결정을 내려야 하는 처지였죠. 미쳐 일정표를 찬찬히 챙겨보지 못한 내가 잘못이긴 하지만
어쨌거나 훈련을 받을것인가 말것인가 결정을 해야 했습니다. 이순신 제독의 노량해전이 생각났
습니다. 순천 왜성의 봉쇄를 풀것인가 말겄인가 노량해협으로 고니시 유키나가를 구하러 오는
구원병들을 받아 칠것인가 말것인가 결단의 리더십이 떠올랐습니다. 나는 무엇을 택할것인가.
날씨는 습도도 높고 덥고 군복속으로 땀이 줄줄 흐르고 (난생 처음으로 입어보는 군복은 너무 크고
두껍고 마음에 안들었습니다) 햇볕은 쨍쨍 내리쪄서 제식훈련 할때도 PT 훈련 할때도 아! 이런것이
생지옥이구나 하고 생각했습니다. 현기증도 나고 이러다 그냥 죽는것은 아닌가 하고 무섭기도
했답니다.
하는데까지 해보자 나의 체력도 한번 테스트 해보고 정신력도 어느정도인지 이번기회에 알아보자.
적어도 나는 이순신을 배우고 실천하려는 리더십 버스를 운영하는 사람이 아닌가 이순신 제독도
이런때는 어떻게 하셨을까 어떤 결정을 결정을 하셨을까, 끝까지 도전 하셨을까?
교관에게 내가 정 힘들면 열외로 나가겠다 그러나 받는데까지 도전해 볼것이니 양해해 달라는 부탁을
하고 시작했습니다만 도중에 너무 힘들어서 그만 두려고 하니 자존심도 상하고 이런것도 못해 내면서
무슨 사업을 한다고 하느냐 하는 생각도 들고해서 끝까지 전의를 불태웠습니다.
안그래도 우리가 뭐 하나라도 잘못하면 교관이 [교육생! 그러고도 CEO 입니까? 여러분은 리더십니다.
안그렇습니까?] 하면서 어떻게 구박을 주던지 듣고 보니 맞는말 같기도 하면서 엄청난 스트레스이기도
했습니다. 훈련은 실전이다 하고 다시 느꼈습니다. 처음에는 장난으로 웃으면서 했었는데 점점 시간이
가면서 또 교관의 진실된 교육방법에서 군기가 들고 성실한 마음으로 돌아섰던것 같습니다.
훈련때도 잘못하면 사고로 이어지겠구나 하고 생각하면서 회사에서 임직원 교육이나 훈련도 실제와
같게 진지하게 성실하게 가르치고 교육 받게끔 해야겠다고 느꼈습니다. 항상 세미나, 워크숍, 극기
훈련등 하루 수고했다고 위로해주는 형식상의 행사였다는것을 이제서야 느꼈답니다. 효과가 없는것은
뻔한 일이었는데 그 때는 몰랐습니다. 사장으로써 할일을 다 했다는, 회사로써 종업원들에게 뭔가
베풀었다는 그런 것이었는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부끄러웠습니다.
해병대 병영생활과 똑같이 했습니다. 구호도 외치고 식사때도 구호가 있었으며 대답은 [악]으로
하는 것이 퍽 인상적이었습니다. 왜 그럴까. [악] 금방 목이 쉬었습니다. 크게 더 크게 [악] [악]....
중대장이 여자 사장님이셨는데 정말 잘 하셨어요. 구령도 틀리지 않고 목소리도 크게 보기 좋았
답니다. 남자 중대장은 열심히 연습하고 진짜로 경례할때는 [필승] 이라고 가르쳐 주었는데 꼭
[충성] 하고 외쳐서 다시 하고 또 다시하고.... 우리 중소기업 사장님들은 [성공] 하고 경례 하면
어떨까하고 마음속으로....
그 다음은 갯벌 체험 입니다. 갯벌에서 PT 체조를 하는데 발이 안떨어지는거예요. 뻘속으로 쑥 들어
가서 그리고 왼쪽으로 구르고 오른쪽으로 구르고 온통 진흙투성이가 되었죠. 훌라후프로 게임도 하고
해안가까지 포복으로 기어 나오고 남에게 지지 않고 끝까지 따라 하느라고 정신도 없고 가끔은 혼비
백산이 되어 얼굴이 하얗게 질려서 옆 사람들이 걱정도 하고... 동료와 함께 해야 한다고 서로 거들어
주고 그러다 넘어지고 이 나이에 이렇게 할 수 있는것도 어쩌면 복이겠구나. 감사히 받아들였죠.
식사는 별 다른 반찬도 없었는데 맛있었습니다. 또 여럿이 훈련 받고 먹으니 한마음 한뜻이 되어
그런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식사 하면서 우리 회사 직원들도, 리더십 버스 회원님들도 한번쯤은 받아
보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습니다. 생각하면 제식훈련이나 PT 훈련도 정신만 바짝 차리면 다
받을 수 있는 것인데 평상시에 운동도 안하고 정신무장도 안하고 하니까 어렵고 힘들고 하는것이
아닌가 일상생활에서 조금은 긴장하고 사는것도 괜찮은 방법이겠다고.... 그러나 지금은 웰빙이다
뭐다 해서 릴렉스하고 편안하고 편리하고 나 말고 다른사람이 해주는 서비스에 의존하고 생각없이
바쁘게 지내는 현대 생활.... 비교가 됩니다.
어떻게 자고 일어났는지도 모르겠습니다. 어제 운동화가 물에 빠져 다 젖어서 슬리퍼를 신고 아침
구보를 나갔습니다. 해무가 가득 낀 해안가는 한폭의 그림 같았습니다. 맑은 공기를 마시며
스트레칭도 하고 달리기도 하고 다른 사장님들이 고문님 슬리퍼 신고 왜 나왔어요. 대단 하십니다.
하고 놀려대었죠. 저는 어찌되었건 프로그램은 다 해봐야 한다는 생각에 그랬는데...재미있었어요.
끝까지 따라갔거든요.
아침에 고승덕 변호사의 특강을 듣고 IBS 훈련을 한다고 보트를 메고 해안가로 나갔습니다. 기초
교육도 받고 보트를 머리에 이고 달리고 이제는 물에 들어갔습니다. 우리는 2소대였었는데 꼴찌에서
두번째로 들어왔습니다. 일등을 한 보트는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도 하나, 둘, 하나, 둘 하면서
호흡을 맞추고 있었고 두번째, 세번째 보트도 방향을 잘 맞추어서 들어가는데 우리는 꼴찌 보트 하고
물장난을 해서 교관한테 혼나고....
이제서야 알았습니다. 단 열명도 호흡을 못 맞추고 의사소통이 안되어 보트가 앞으로 못 나가는데
하물며 몇십명, 몇백명씩되는 임직원들을 한마음 한뜻으로 움직이려면 의사소통의 리더십 어떻게 발휘
할것인가 깊이 생각하고 실천하지 않으면 안된다는것을 .... 마지막으로 보트 밑으로 들어갔다가
나와서 보트 위로 올라가는 훈련이었는데 이것만큼은 못하겠다라고 생각 했습니다. 3명이 한 조가
되어 함께 한다고 하기에 젊은 남자 사장님들을 찾았지만 진흙으로 이미 얼굴들이 망가져서 누가
누구인지 잘 모겠더라구요.
어쨌거나 내 차례가 되어 이를 악물고 물속으로 들어갔습니다. 첫번째 보트는 무사히 통과.. 그러나
두번째 보트는 줄에 제 목이 걸렸습니다. 순간 당황하게 되었고 줄을 들고 나오는데 시간도 걸렸으며
나의 예쁘고 높은코는 껍질이 벗겨지고 말았습니다. 부상병 생겨났어요. 물속으로 떨어지고 보트위로
오를때도 남자 사장님들도 힘겨워 하셨죠. 이렇게 해서 도중에 그만 두려고 했던 해병대전략캠프는
무사히 끝까지 마쳤습니다. 잘 했죠. 그 때 뜨거운 눈물이 흘렀어요. 왜냐하면 아까 줄에 목이
걸렸을때 빠져 나오면서 순간 생각이 났습니다.
이순신 제독은 글도 모르고 말도 잘 알아듣지 못하는 조선수군들을 데리고 바다에 나가 진법 훈련을
하여 한산대첩때는 학익진 진법을 명량대첩때는 일자진을 등등 나는 이런 조그만 훈련에도 혼비백산이
되어 정신을 잃어 버리는데 이순신 제독은 종, 노예, 머슴, 승병, 의병 등 조선수군을 훈련 시키면서
얼마나 애를 태우셨을까, 아까 노젓기를 한시간도 못해서 손바닥이 빨개져지고 아팠는데 판옥선의
격군들은 하루종일 노를 저으며 갑판위의 사수들이 싸움에 이겨주기를 기다리며 노를 저으셨으니
얼마나 가슴이 미여지던지요. 정말 먼저 가신 선조들의 헌신적인 희생에 뜨거운 눈물을 아니 흘릴
수가 없었습니다. 바닷물도 눈에 쪼금 들어갔어요......
몸은 여기저기 근육이 뭉쳐서 아프고 힘들었지만 정신만큼은 마음만큼은 상쾌하고 나도 해 내었다.
하는 자신감에 이루 말할 수 없는 만족감으로 넘쳐 흘렀습니다. 수료증에 더하여 표창장까지
받았습니다. 왜 주었는지는 모르겠지만 표창장 이름은 마지막까지 도전정신을 발휘한...이었답니다.
184명 참가자중에 마지막까지 훈련을 마친 CEO는 60명 이었으니까요. 그중에서 5명 표창했어요.
안 다치고 무사히 끝난것만으로도 감사하고 또 감사한 일이었습니다. 아마도 하느님께서 이순신
제독께서 지켜 주셨는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들고 나중에 집에 가서 아들에게 무모한짓을 했다고
혼날일을 생각하면 조금은 우울 하기도....
리더는 솔선수범 해야 한다고 하는데 체력이 있어야 솔선수범도 할 수 있겠다는것을 배웠고 비록
훈련이라 하더라도 실전과 같이 신중하게 정신 차리고 해야 한다는것을 배웠고 뭐든지 하려고 한다면
죽기 살기로 해야한다는것을 배웠고 이등은 아무도 알아주지 않는다는것을 배웠고.... 정말 짧은
1박2일동안 많은것을 배우고 느꼈습니다. 앞으로 추진 하려는 사업에 큰 도움이 되는 좋은 훈련
이었습니다. 아주 상쾌했습니다.
아들이 해병대 특수 수색대를 나왔는데 이제 맞짱 뜰 수 있게 되었죠(?)ㅎㅎ 아마도 내 인생에
처음이자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이번 해병대훈련캠프는 훈련을 받으며 나의 한계를 시험해 본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하면서 무모했지만 비지니스를 하는 이상 나의 도전은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라고 외쳐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