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 파워 리더십 버스 남해를 가다
전적지 답사 통해 리더십 체험… 이업종 CEO 교류에도 한 몫
사진설명 : 리더십 버스 1호차 탑승객 명단
사진 윗줄 좌로부터-박옥경 현대악세사리학원장 / 최덕선 태양3C(주) 상무이사 / 전귀애 윤의식 교수 부인 / 이옥자 (주)A+에셋 / 권오정 (주)나노시스템 대표이사 / 김득환 서삼릉복원추진위원회 상임대표 / 김승섭 중소기업진흥공단 서울지역본부 경영안정자금팀장 / 제덕이 문화해설사 / 김상국 태양3C(주) 이사 / 이병극 (주)캐리마 CEO
사진 아랫줄 좌로부터- 윤의식 명지대 겸임교수 / 최승동 한국전기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 이부경 알에프앤유 CEO / 김종현 석원산업(주) 부사장 / 김동환 길라씨엔아이(주) 대표이사 / 물류신문 김성종 기자 (박래성 김종현 부사장 부인)
현재의 경제위기를 4백여년 전 임진왜란 당시와 비교한다면 지나친 것일까. 사람들은 40여 번의 해전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고 싸울 때마다 이긴 충무공 이순신에게서 오늘 우리 눈앞에 닥친 위기를 극복할 방법을 찾고 있다.
이순신 파워 리더십 버스(www.leadershipbus.kr)라는 것이 있다. 버스를 타고 이순신 관련 전적지와 유적지를 답사하면서 그의 리더십을 연구하는 테마여행이다. 물류유통 분야에서 발 넓은 여걸로 유명한 이부경 사장(알에프앤유 CEO)이 주도하는 모임이다.
지난 4월 17, 18 양일간 기자를 포함해 16명의 현대판 조선수군을 태운 리더십 버스 1호차가 이순신의 마지막 해전지였던 남해의 노량 앞바다를 찾았다. 물류유통뿐만 아니라 다양한 중소기업군에서 모인 이들의 1박 2일 여정은 체험을 통해 스스로의 리더십을 생각하게 하는 프로그램으로 짜여졌다.
그 중 이순신의 후예인 해군사관학교 해군충무공리더십센터의 제장명 교수로부터 듣는 수준 높은 강의와 발명가이자 이순신 매니아인 길라씨엔아이(주)의 김동환 사장이 틈틈이 전해준 눈높이 강의는 이번 여행의 백미였다. 다음은 이부경, 김동환, 제장명 3인이 전하는 ‘이순신 리더십’ 이야기다. <김성종 기자 dldls@klnews.co.kr>
이부영 / 알에프앤유 CEO
“자기를 사랑하는 리더십이 진정한 리더십”
리더십 버스에서 추구하는 리더십은 ‘나를 따라라, 앞으로 돌격하라’식의 카리스마 리더십이 아니라 부드러운 리더십, 섬기는 리더십, 봉사하는 리더십 그리고 스스로 찾아가는 리더십이다. 사관학교에서도 장교의 의무를 ‘제 때 제 할 일을 하는 것’이라고 가르친다.
임진왜란이 끝나고 3백여 년 후 우리나라는 또 다시 일제의 침략을 받았다. 준비(대비)의 리더십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비즈니스에서 유지보수를 안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일본 육군의 파일링 시스템은 미국에서 배워갈 정도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우리에겐 그런 도큐멘트가 없다. 이순신의 기록정신만 배웠어도 두 번째 일본의 침략을 막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리더십버스는 ‘자기를 사랑하는 여행’이다. 자기를 사랑하고 자신의 가치를 높여야 리더십도 발휘되는 것이다.
김동환 / 길라씨엔아이(주) 대표이사
“내부고객 만족을 우선한 섬김의 리더십”
외교성 전투는 리더의 결단력이 얼마나 중요한 지를 보여준 전투였다.
인간의 뇌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하루 6만 번의 의사결정을 한다고 한다.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이순신은 선조에게 3단계의 보고를 하고 전투에 임했다. 그것은 사실(외군이 침략했다), 의견(보급로를 차단하면 이긴다), 조치(그래서 나는 바다를 지키겠다)의 순서로 현대 경영에 그대로 적용되는 것이다.
기업경영에서 4P(Product, Price, Place, Promotion)는 아주 중요한 요소다. 동서를 막론하고 유통을 잡지 못하면 기업경영은 어렵다. 역사적 인물들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러시아 정벌에 실패한 나폴레옹은 ‘물류(병참)를 실패한 리더’다. 반대로 성공한 물류리더로는 징기스칸이 있다.
이순신은 보급선 차단이라는 기본에 충실한 전략을 구사해 승리했다. 유성룡도 울산성 전투에서 왜군 보급로를 차단해 이길 수 있었다.
이순신은 너무 큰 산이라 보는 각도에 따라 장군뿐만 아니라 발명가, 법률가로도 볼 수 있다. (김동환 사장은 현재 발명가 이순신을 주제로 책을 집필중이다.)
이순신의 리더십은 팔로우십의 정신이다. 그는 탑 다운이 아닌 버튼 업 방식의 리더였다. 그는 지시가 아니라 스스로 생각하게 하는 리더십을 발휘했고 전문성 있는 인재를 확보해 승리한 리더였다.
이순신은 수군 장교를 선발하는 기준을 바꿨다. 그전까지 수군 장교는 육군처럼 말을 타는 시험을 봤다. 그것을 이순신이 수전에 필요한 활쏘기로 바꾼 것이다. 그게 바로 인사체계의 혁신이다.
대기업과 시장경쟁을 할 때 지기만 하는 중소기업이라면 이순신의 전략을 배울 필요가 있다. 이순신은 절대 불리한 곳에서 싸우지 않고 내가 유리한 곳에서 싸워 백전백승했다. 중소기업을 경영하는 리더가 새겨봐야 할 중요한 대목이다.
이순신은 거기에 그치지 않고 게임의 룰을 바꿨다. 한산대첩에서 육군의 전술로만 알았던 학익진을 쓴 것이다. 왜장 고니시는 이를 비웃다 대패하고 말았다.
이순신은 자기를 먼저 태워 남들에게 가야할 길을 밝혀준 분이다.
자기 몸을 먼저 태우지 않고 모두를 태울 수는 없다. 내가 먼저 희생해 다른 사람이 따라하게 해야 한다. 조직에도 이런 사람이 필요하다.
이순신의 리더십은 절대 ‘파워 리더십’이 아니라 ‘파워 팔로우십’이다. 그는 절대 충성자였다. 그 섬김의 대상이 선조 임금이 아닌 백성이었다는 점이 중요하다.
백의종군을 끝낸 이순신은 권준을 찾아가 자기와 함께 전쟁터로 나가자고 했지만 거절당했다. 그러나 권준은 이순신의 거듭된 요청에 그를 따른다. 이순신은 권준에게 무조건 ‘나를 따르라’고 하지 않았다. 권준은 백성을 아끼는 이순신의 팔로우십에 설득당한 것이다.
자기가 충성하지 않고 나를 따르라는 말은 어불성설이다. 현대경영에도 그래도 적용되는 말이다. 사장이 고객을 따를 때 회사는 성장한다. 이때 고객은 ‘내부고객’을 말한다. 내부고객(직원)을 먼저 만족시키지 못하면 외부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디즈니와 삼성에버랜드, 대한항공이 대표적인 경우다. 손님들에게 “어서오세요”라고 밝게 웃을 수 있는 것은 그들이 먼저 회사로부터 만족한 대우를 받기 때문이다.
이순신이 바로 그런 분이다. 난중일기를 보면 그는 하루 일과의 25%를 부하들과 스킨십을 하는데 할애했다. 리더는 진짜 섬겨야할 상대를 알아야 한다. 내부고객만족 없이 절대 외부고객을 만족시킬 수 없다.
제장명 / 해군충무공리더십센터 교수
“파워인맥이 이순신 리더십의 핵심”
이순신 장군이 최후를 맞은 노량대첩에서 우리가 배워야할 리더십을 볼 수 있다. 첫 번째가 빠른 결심이다. 명나라 수군이 망설일 때 그는 과감하게 움직였다. 만약 이때 이동 시점을 놓쳤다면 오히려 적에게 포위돼 큰 위험을 감수해야 했을 것이다. 두 번째는 상황에 맞는 전략전술을 구사했다는 점이다. 먼저 가서 적을 기다리며 바람을 등진 채 공격해 이길 수 있었다. 다음은 이순신 보다 그 주변 인물들(파워인맥)이다. 만약 이봉수라는 화약전문가가 없었으면 전투의 결과는 달라졌을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7년 전쟁’ 동안 43전 38승 5무의 전과를 올릴 수 있었던 것은 전략전술 뿐만 아니라 ‘파워인맥’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이다. 조선 수군 최고의 돌격장인 정운을 비롯하여 이순신의 마음을 읽은 장수 권준, 영남물길을 인도한 어영담 등 31명의 파워인맥이 그들이다.
*물류신문 5월 1일자 기사 내용입니다. 여행 후기는 빠른 시일내에 다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