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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 것을 섬기는 것은 어진 자의 행동이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2-09-10

조회 20,215

요즘 사대주의란 말이 자주 등장하고 있습니다.
미국과의 외교에 대하여 굴욕적 사대주의 외교를 하고 있느니,
중국에 대하여 신사대주의적 발상이니 하는 부정적인 의미로 주로 사용되고 있는 사대주의란 용어는
힘없는 나라가 강한 나라의 입김에 휘둘릴 수밖에 없는 비참한 외교적 입장을 단적으로 표현해 주는 말입니다.
그런데 이 사대주의란 용어의 원류를 따라가다 보면 색다른 의미로 시작되었음을 발견하게 됩니다.
이 용어를 처음 사용한 사람은 맹자였습니다.
제나라 왕이 맹자에게 외교의 원칙에 대해 물었을 때 맹자는 자신 있게 이렇게 대답합니다.


"내가 힘이 없을 때 힘 있는 자에게 머리를 숙일 줄 아는 사대事大는 지혜로운 자들의 생존방식이다.
반대로 큰 힘을 가지고 있는 데도 작은 힘을 가진 이에게 머리를 숙일 줄 아는 사소事小야말로 어진 자들의 행동방식이다."


간략히 말하면 내가 힘이 없을 때 잠시 분노를 삭이고 무릎을 꿇으며 훗날을 도모하는 이성적 사고가 사대주의라면, 내가 강함에도 불구하고 약자를 보듬고 감싸 안아서 내가 원하는 방향으로 인도하는 강자의 여유와 아량을 사소주의라 하는 것입니다.
두 가지 모두 자신의 분노를 삭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조직의 운영을 결정하는 전략적 리더십을 강조하고 있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습니다.



작은 이가 큰 이를 섬기는 것은 이해가 가지만, 큰 이가 작은 이를 섬기는 것은 쉬워 보이지 않습니다.
나보다 약한 사람에게 고개를 숙여 그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나아가 마음속의 복종을 이루어내는 것은 고도의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철학입니다.
약자의 자존심을 살려 주고 손을 내밀어 그의 몸을 일으켜줄 줄 아는 사소事小의 전략, 어진 강자의 여유입니다.
작은 자가 큰 자를 섬길 수 있는 사대事大,
큰 자가 작은 자에게 굽힐 수 있는 사소事小,
자신의 감정을 제어 못하는 필부의 만용을 버리고 진정한 대장부의 용기를 가진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철학입니다.



박재희 지음 <3분 古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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