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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리자
201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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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동규 기자 = "빌 게이츠, 잭 웰치 같은 외국 CEO의 리더십도 좋지만, 한국에는 위기의 시대를 지혜롭게 헤쳐간 이순신 장군의 훌륭한 리더십이 있습니다."
충무공 탄신일을 하루 앞둔 27일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관해 연합뉴스와 인터뷰하던 '이순신 포럼' 이부경 대표의 목소리에 힘이 들어갔다.
'여성 벤처 1세대'로 IT 시스템 엔지니어 출신인 이 대표는 일본 유학을 마친 1990년 한국으로 돌아와 창업해 연매출 30억원 규모로 회사를 일궜다.
그러나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등으로 경영이 어려워지면서 2004년 애써 키운 회사의 문을 닫는 아픔을 겪어야 했다.
"회사가 실패하자 실패 원인이 뭘까를 골똘히 생각했어요. 당시 '불멸의 이순신'이라는 드라마가 방영 중이었는데, 화면 속의 이순신 장군이 전쟁터에 있는 장수가 아니라 마치 위기를 겪는 중소기업 CEO 같이 느껴졌어요. 그때부터 충무공의 리더십이 뭘까 주목하게 됐습니다."
그는 곧 이순신 장군의 전략과 전술을 배우려 전국의 전적지를 답사하고 관련 서적과 자료를 찾아 분석하는 일에 빠졌다.
현장 답사와 자료를 통해 정리한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은 21세기를 사는 기업인에게 적용해도 흠잡을 데 없는 훌륭한 것이었다.
성공한 벤처 기업 CEO 출신으로 여성경제인엽합회 이사, 여성경영자총협회 이사 등의 경험이 있던 그는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 CEO들을 모아 2006년부터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에 관해 무료로 특강을 하기 시작했다.
"CEO로서 리더십이 부족해 세계경제나 시장의 판세를 못 읽어 회사문을 닫는 가슴 아픈 일을 다른 CEO들은 겪지 않았으면 했어요. 이순신 리더십 안에 오늘을 헤쳐갈 답이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10년이 지난 지금 이 강좌는 강의와 현장답사 등 10개 코스로 구성된 짜임새 있는 프로그램으로 완성됐다.
프로그램에서 '한산대첩' 강의는 소통과 화합의 리더십을 가르친다. 전라우수사 이억기 장군, 경상우수사 원균 장군, 전라좌수사 이순신 장군이 같은 계급이지만, 연합함대를 구성해 학익진 전법으로 대승을 거둔 데서 리더십을 찾자는 것이다. 같은 업종의 CEO, 사내 같은 직급의 간부들이 소통하고 화합해 전략을 짜면 성공의 길을 찾을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진다.
'명량대첩'에서는 위기 극복의 리더십을 배운다. 단 13척의 배로 33척의 왜군을 맞아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을 어떻게 타개했는지를 분석하고 가르친다.
설득과 타협의 리더십을 가르치는 '노량해전'은 명나라 원군을 어떻게 설득하고 원군의 수장과 타협해 외부의 힘을 우리 힘으로 활용했는지를 배우게 한다.
이런 방식으로 '칠천량 해전' 실패의 리더십, '옥포해전' 유비무환의 리더십, '전라좌수영' 조직관리의 리더십, '대마도' 역지사지의 리더십 등 다양한 이순신 리더십을 소개한다.
알찬 리더십 프로그램이 있다는 소식에 기업 간부 모임, 회사 워크샵, 협력업체와 연합 워크샵, 아빠와 아들, 엄마와 딸 등 다양한 그룹이 30∼40명 규모로 이 대표를 찾았다.
이렇게 90회 프로그램을 마친 지금까지 3천명 넘는 사람이 '이순신 리더십'을 배워갔다.
봉사로 시작했던 일이지만, 규모가 커지자 회비를 받기 시작했고, 경비로 쓰고 남은 돈은 결손가정 청소년 등을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에 사용하고 있다.
"남는 회비에 더해 도움을 주려는 중소기업 CEO들의 지원을 받아 어려운 아이들을 위한 리더십 프로그램도 만들었어요. '지금은 힘들지 몰라도 앞으로 커서 훌륭한 CEO도 될 수 있다. 희망을 가지라'고 격려하는 일도 참 뜻 깊습니다."
이순신 장군을 현재에 조명하려는 이런 노력은 그가 2014년 해군사관학교로부터 충무공 연구원 자문위원으로 위촉되는 등 빛을 보기도 했다.
다음 달에는 이순신 포럼을 거쳐 간 CEO들이 회사에서 이순신 리더십을 적용한 이야기를 담은 도서 '나의 기업 나의 이순신'의 출판기념회도 연다.
이 대표는 앞으로 포럼을 키워 '이순신 리더십 센터'를 건립, 다양한 야외 프로그램으로 팀워크와 협동심을 기르고, 난중일기 읽기 운동 등을 통해 이순신 리더십을 확산시키는 데 힘을 쏟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dkkim@yna.co.kr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금지>2016/04/27 09:37 송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