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일본, 정유재란 당시 왜성 40여개 쌓았다 일본이 우리나라에 쌓은 왜성의 현황 지도가 발견됐다. 박종평 연구가는 “다양한 왜성의 존재와 형태를 보면 일본군이 우리나라 남쪽 지역을 영구 지배하려는 야욕을 가졌음을 분명히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유재란 당시 일본이 우리나라에 쌓은 왜성의 현황 지도가 발견됐다. 이 지도는 중국 국가도서관에 소장돼 있는 목판본 <조선일본도설(朝鮮日本圖說)>에 실려 있다. 책 제목은 ‘조선과 일본의 지도와 해설’이라는 뜻이다. 이 책의 존재는 2014년에 처음으로 중국 학자인 정지에시(鄭潔西) 박사가 일본 가나가와대에서 발간하는 <비문자자료연구(非文字資料硏究)>에 소개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지금까지 이 책을 소개한 사례가 없다.
이순신 연구가인 박종평씨가 중국 국가도서관을 통해 책의 전문을 입수했다. 이 책에는 정유재란 때 왜성의 전체적인 위치와 구체적인 형태의 그림이 실려 있다. 정유재란 당시의 그림으로서 왜성의 위치가 모두 나타난 그림은 <조선일본도설>이 최초라고 할 수 있다. 박종평 연구가는 “우리나라에서는 이 책처럼 왜성에 대한 전체적인 위치를 그린 지도가 없어 자료가치가 아주 크다”며 “경남과 전남지역에 세워진 다양한 왜성의 존재와 형태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책에 그려진 주요 거점의 왜성에 대한 묘사는 아주 상세하다. 이중삼중으로 성곽, 성곽 앞뒤에 설치된 나무울타리와 해자가 있다. 성가퀴(몸을 숨겨 적을 공격할 수 있도록 성 위에 낮게 덧쌓은 담) 등의 방어시설이 그려져 있다. <선조실록>이나 진경문의 <예교진병일록>, 조경남의 <난중잡록> 등에서 울산·사천·순천왜성 전투 기록을 살펴보면, 조·명연합군이 적극적으로 공격해 왜성을 함락시킨 사례가 없다. 왜성의 방어시스템이 조·명연합군의 공격 능력보다 훨씬 우세했음을 알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