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 이순신 리더쉽
관리자
2014-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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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설(裵楔)이 도망을 갔다.
1597년9월1일(戊子). 맑다. 점세(占世)가 탐라(耽羅 : 濟州)로부터
소 다섯 마리를 특별히 싣고 나와서 바쳤다.
1597년9월2일(己丑). 맑다. 이날 새벽에 배설(裵楔)이 도망을 갔다.
-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 - 에서 발췌
배설이 도망을 갔다. 이 한마디만 있는 9월2일의 난중일기는
우리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더 이상 다른 말이 필요없다는
듯이 딱 한 줄 입니다.
칠천량해전 때 경상우수사로서 원균과 함께 싸우다 탈영하여
한산도의 모든 시설을 불태우고 판옥선 12척을 가지고 회령포로
숨었습니다. 배설은 수군의 차장(次將)으로서 언제나 겁을 먹고
도망 가려고만 했던 것이 난중일기의 여러군데 에서 발견 할 수
있습니다. 이순신 장군이 다시 삼도수군통제사가 되었지만 믿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전쟁이 끝난 1599년 3월에 도원수 권율이 선산 땅에서 잡아
서울로 올려 보내어 사형에 처해졌습니다. 장수된 자로서 주장
(主將 : 이순신)의 명령을 어기고 어둠을 타서 도망쳤으니 비겁하고
부끄럽기 짝이 없는 일입니다.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회사가 마음에 안든다고 일이 힘들다고 어느날 갑자기 자기 감정에
따라 그만 두겠다고 하는 직원들을 대하는 사장님들의 당황하는
모습들을 이순신 장군이 쓰신 단 한 줄의 난중일기의 행간에서 읽을 수
있을것 같습니다.
배신은 사람들에게만 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삶의 현장에서 이 사회가,
자기가 처해있는 환경이, 힘을 겨루는 경쟁사가, 내부의 믿고 있는 조직이
등 등, 잠깐 아차 하는 순간에, 현실에 안주하고 있는 순간에 나도 모르게
배신 당하고 맙니다. 경험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또한 우리도 배설과 같은 행동을 할 때가 있습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죄책감도 없이, 도덕적으로 아무 생각없이, 무책임하게 나의 이익만을
생각하며 내가 하고자 하는 일만 따라가며 주위의 사람들은 아랑곳 없이
배려함도 없이 살피지 않고 그냥 진행 합니다. 나중에 문제가 되었을 때도
배신이라고까지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럴 수도 있는것 아닙니까?
하고 오히려 반문 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아셨을까? 배설이 도망가면 그 다음은 어떻게 수습할까
하고 고민 하셨을까? 8월30일자 난중일기에는 "배설이 자기 종을 보내어,
병세가 몹시 중하여 몸조리를 해야겠다고 거짓말을 하면서 청원서를 제출하자,
육지로 나가서 조리하라고 하였다." 라고 되어 있는데....
배신당할 것 까지 계산하고 치밀하게 밀어 부치는것이 경영인가 하고 생각해
봅니다. 어느선까지 믿어야 하는가, 어디까지 믿어야 하는가, 하면 잠이 오지
않으시겠지요. 결국은 리더의 인격이 그들로 하여금 조직을 믿게 만들고
리더의 실력(실적)이야말로 조직원들이 서로 믿게 만든다는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명량대첩을 통해 배우는 이순신의 리더십, 삶과 죽음의 최전선에서 보여주는
리더의 솔선수범, 진정한 실력으로 현장에 서있는 리더의 존재감이 부하장병
들을 필사즉생으로 뭉치게 했습니다. 더 이상의 배신은 없었습니다.
글 이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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