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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을 누르기 어려워서였다.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14-12-01

조회 21,518



정을 누르기 어려워서였다.


1597년11월23일(庚戌).
바람이 세고 눈도 많이 왔다.
이 날 승첩(勝捷)한 장계를 썼다. 저녁에 얼음이 얼었다고
했다. 아산 집으로 편지를 쓰려고 하니 눈물을 거둘 수가
없었다. 죽은 아들 생각하는 정을 누르기 어려워서였다.

-노승석 옮김 [이순신의 난중일기 완역본] - 에서 발췌


1597년 정유년은 이순신 장군에게 너무도 가혹한 한 해였습니다.
2월에는 의금부로 잡혀 올라가서 국문을 당하였고4월에는
백의종군길에 어머니를 여위고 10월에는 사랑하는 셋째 아들을
잃고, 인간으로서 도저히 감내할 수 없는 지경에까지 도달합니다.

그래도 원균의 칠천량 패전을 만회하는 명량대첩으로 나라의
절체절명의 위기를 극복하고 조선수군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위업을 달성 합니다. 이런 엄청한 슬픔을 극복 할 수 있는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어느 누구에게도 기댈 수 없었던 고독한 장군, 이순신은 슬프고
서러운 것 만을 곱씹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오히려 눈물을 벗삼아
깊이 통찰함으로서 구국에 대한 열정과 창조경영의 에너지를 다시
되살려 만들어 내었습니다.

정말 어찌할 수 없는 고독속에서도 창의적인 생각으로 둔전을
일구고 소금을 굽고 고기를 잡아서 부하들을 먹이고 입힐 생각과
제멋대로 쳐들어와서 온 나라를 유린한 왜적들을 한 놈도 살려서
돌려 보내지 않겠다는 각오로 자신의 업(業)에 충실한 조선 수군
총사령관으로서의 책임을 다 하시는 것을 보면 리더의 눈물은 그냥
슬퍼서 흘리는 눈물이 아닌것 같습니다.

죽은 아들 생각에 눈물이 나도록 고독했지만 처해진 현실 앞에서
리더로서 결정하고 통제하고 원칙에 따라 실행하는 강력한 긍정의
힘을 나라를 구하는 정의의 전쟁에서 승리하는 목표로 두려움없이
추진하셨습니다.

때로는 혼자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1분1초도
스마트폰에서 눈을 뗄 수 없는 시대에 잠시라도 나를 성찰하고 나의
리더십을 되돌아 볼 수 있는 시간을 갖는다는 것은 리더로서 고독
하지 않으면 느낄 수 없는 사치 일까요?

적의 눈으로, 적의 전략으로 나를 바라보고, 이길 수 있는 조건을
찾는다는 것, 눈물이 나도록 처절하고 고독해야만 느낄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도 자기 스스로 먼저 나의 내면 세계를 들여다보고, 짧은
시간이나마 조용히 사색에 잠겨 보는 것은 아마도 창조경영의 성과
창출에 필요한 새로운 에너지를 가득 채울 수 있는 기회가 아닐까요?

글 이부경
010-2228-1151/pklee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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