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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의 군민에게 교역에 관해 알리는 포고문!

작성자 관리자

등록일 2020-12-21

조회 16,508



명의 군민에게 교역에 관해 알리는 포고문!

흠차경략병부가 고시한다.
살피건대, 내가 대병을 동원하여 동쪽으로
조선국에 들어가 왜노를 섬멸하고자 한다.
만약 각 지방의 군인, 백성으로서 군영을
따라가 주둔지에서 스스로 술과 음식을
마련하여 판매하기를 원하는 자가 있으면,
소재지의 관사(官司)에 품보(禀報)하기를
허락한다.  해당 관사에서는 나에게 대신
보고해서 허가증을 발급하여 군대를 따라
다니며 판매할 수 있도록 조치할 것이다.
물건 값은 양쪽에 공평하게 교역하며, 군사
들이 강탈하거나 억지로 사들이는 것을
절대 불허한다. 어기는 자는 너희들이 아뢰어
다스리도록 하는 것을 허락한다.

- 송응창의 [경략복국요편 역주] 에서 발췌

명나라의 군사가 조선으로 들어가면서 명의 군민
에게 대군을 따라 다니면서 술과 음식을 판매하려면
소재지의 관사에 신고하고 허가증을 받으라고 지시
하고, 거래과정에서 군사들이 문제를 일으키면
처벌하겠다고 밝히는 포고문입니다.

은을 화폐로 쓰는 명나라는 은으로 현지에서 양곡을
사려고 하였으나 필요한 군량과 군수물자를 조달,
수송하는 과정에서 큰 어려움을 겪었으며, 병사들이
술이나 고기등 소소한 물품을 구입하는 것조차도
어려웠고 일용품을 파는 상점이 거의 없어 명군
지휘부는 당혹할뿐이었습니다. 

임진왜란 이전에는 조선에서 일상적으로 화폐 대신
통용 되었던 것은 쌀과 면포였는데, 그 후 선조실록에
호조에서 백성들이 일상의 거래에서 은을 화폐로
사용하는 모습을 보고하고 있는것을 보면 이는 전쟁이
조선의 경제활동에도 큰 변화를 가져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조선에서 은이 제대로 유통되지 않자 명나라 상인
들은 요동 등지에서 현물을 싣고와서 장사를 하였으며
조선의 조정에 명군이 지나가는 곳에 점포를 설치하여
물자를 원활히 공급하라고 닦달을 하였답니다.

임진왜란은 명나라 상인들에게 기회였습니다. 군대를
따라와 군량, 군수물자 조달에 개입하여 큰 이익을
챙기며 조선의 은광, 인삼 등을 휩쓸어 엄청난 폭리를
취하려 했고, 술과 안주류, 염장, 명주 등의 물자를 
한양의 종로 등지에 난전을 벌여놓고 조선인들에게도
팔았습니다.

전쟁은 이렇게 단순히 적군과 싸우는 것만으로 끝나는
것은 아니고 온갖 이익을 취하려는 상인들도 함께 싸우는
것으로 전쟁터의 백성들도 그들과의 거래를 통해서
경제나 상업의 효용성에 대하여 조금씩 눈뜨며 생계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업을 말업으로 치부하며 경제를 무시했던 조선의
비극은 경제주권을 잃으며 나라를 빼앗기는 사태에
이르러서야 정신을 차리게 됩니다.  명나라에서는
조선을 지원하기 위하여 파병을 하면서도 상인들도
함께 배려하는 경제 감각을 우리는 어떻게 받아드려야
할까요?

글 이부경
010-2228-1151/pklee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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