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 이순신 리더쉽
관리자
2021-08-03
15,302
起復三道統制使敎書....
1597년 8월 3일(辛酉). 이른 아침에 선전관
양호(梁護)가 교서(敎書)와 유서(諭書)를 가지고
들어왔다. 그것은 곧 삼도수군통제사로서 임명
한다는 것이었다. 교서와 유서에 숙배를 올리고,
그날로 출발하여 곧장 두치(豆峙)를 경유하는
길로 올랐다. (後略)
[상중에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를 임명하는 교서]
왕은 이와 같이 이르노라. (中略)......생각건대
그대의 명성은 일찍이 수사(水使)로 임명되던
그날부터 크게 드러났고, 그대의 공로와 업적은
임진년의 큰 승첩이 있은 후부터 크게 떨쳐서
변방의 군사들은 마음속으로 그대를 만리장성
처럼 든든하게 믿어 왔었는데, 지난번에 그대의
직책을 교체시키고 그대로 하여금 죄를 이고
백의종군 하도록 하였던 것은 역시 나의 모책
(謨策)이 좋지 못하였기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며,
그 결과 오늘의 이런 패전의 욕됨을 만나게 된
것이니,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後略)
-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 - 에서 발췌
선조 임금도 오죽이나 미안하셨으면 더 이상 무슨
말을 하겠는가 하고 두 번이나 쓰셨겠습니까마는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칠천량해전으로 조선수군이 궤멸된 엄청난 패전을
이순신에게 미안하다는 말로 교서를 내리는 것
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임금인 나의 판단미스였다고
온 나라 백성들에게 사과하며 대국민 담화문이라도
발표해야 하는 것 아닌가 생각합니다.
왜적의 속임수에 빠져 한 나라의 임금으로서
자기 신하를 믿지 못하고 질투와 사적인 감정이
북받쳐서 최전선을 지키고 있는 장수를 붙들어
욕을 보이는 등 왜적들에게 이로운 일을 해버린
선조임금의 무능력을 무슨말로 대신해야 할까요.
요(堯) 임금이 순(舜) 임금에게 그리고 우(禹)
임금에게 대대로 명(命)한 내용이 논어의
요왈편에 기록되어 있는데 다음과 같습니다.
朕躬有罪 짐궁유죄 無以萬方 무이만방
萬方有罪 만방유죄 罪在朕躬 죄재짐궁
임금인 제 몸에 죄가 있는 것은 온 백성 때문이
아니요, 온 백성의 죄가 있는 것은 제 몸에 죄가
있기 때문입니다.
은(殷)나라 탕(湯)왕의 선서이기도한 위의 글은
나라의 임금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가를 잘
알려주는 임금의 덕목이라고 합니다. 백성들이
잘못되고 나라가 잘못 되는 것은 모두 임금인
나의 잘못이고 책임이다 라고 반성하는 것입니다.
죄기조(罪己詔 : 임금이 스스로를 꾸짖는 뜻으로
쓰는 반성문)라도 써야 하는 선조 임금은 무슨
마음으로 삼도수군통제사로 재임명을 하셨을까요?
다급해서 아니면 대안이 없어서 일까요?
교서 한장뿐인 임명장을 받았지만 조선수군도
판옥선도 없는데 무엇을 어떻게 할것인지 너무도
막막하셨을텐데 그러나 나라를 구하고자 하는
일념에 지금의 치욕과 상한 자존심 따위는 무시
하고 일어나서 그 날로 연해안을 돌며 직접 보고
듣고 한 연후에 대책을 세우겠다는 이순신 제독의
의사결정을 보며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이런 이순신 제독의 고매한 인격이 우리로 하여금
흠모하게 만들고 밝은 미래로 이끌어 주는 멘토로
삼고 싶어하는 근원이 되는 것은 두 말할 여지도
없습니다.
보통사람으로서는 할 수 없는 도저히 상상할 수도
없는 나라사랑, 백성사랑의 힘으로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평화와 번영의 길을 열어 주신 것이라고
생각 합니다.
글 이부경
010-2228-1151/pklee95@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