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4년2월16일(乙丑). 맑다. 암행어사 유몽인(柳夢寅)의
장계 초본을 보니 임실 군수 이몽상(李夢祥), 무장(茂長) 군수
이충길(李忠吉), 영암 군수 김성헌(金聲憲), 낙안 군수(申浩)
등은 파면하고 순천 부사(權俊)는 탐관오리로 보고하고, 담양
(李景老), 진원(趙公瑾), 나주(李用淳), 창평(白惟恒) 수령등은
악행을 덮어주고 칭찬하는 내용의 장계였다.
임금을 속임이 이 지경에 이르렀으니 나라 일이 이러하고서야
난리가 평정될 리가 만무하다. 우러러 탄식할 뿐이다.
또 수군에서 도망병이 있을 경우 일족 중에서 대신 징발하여
충당하는 일과 장정 넷 중에 둘은 전쟁에 나가야 한다는 일을
심히 비난하고 있는데, 국가의 위급함은 생각하지 않고 다만
눈앞의 작은 안일만을 생각하는 것이니 나라를 위해서는 더욱
통탄스런 일이다. 늦게 활터에 올라가 순천, 흥양, 우(右) 조방장,
우수사 우후, 사도, 발포, 여도, 녹도, 강진, 광양의 고을수령과
활 12순을 쏘았다.
- 이순신의 난중일기 - 에서 발췌
전쟁이 소강상태라고는 하나 전 국토가 왜적의 말발굽 아래 유린
당하고 있는 이 때에 암행어사의 보고서가 이러하다는 것은 정말
한심한 노릇이 아닐 수 없습니다.
나라가 평화로울 때는 시문놀이나 하고 아무런 준비도 하고 있지
않다가 전쟁이 나니 각자 자기 살길을 찾아 헤매이는 모습을 지금
우리도 따라 하고 있지는 않는지 생각해 봅니다.
비즈니스가 원만하게 잘 진행될 때에는 사람들이 얌전하고 행복해
합니다. 그러나 일이 꼬이기 시작하면 올바르게 해결하려고 노력
하는 대신에 자기만 살겠다거나 자기 몫을 챙기기에 바쁜 사람들이
많습니다. 일이 잘못 되면 사람들의 성격이 적나라하게 드러나는
법이죠.
이순신 제독이 두 번의 파직과 두 번의 백의종군을 하신 이유를
짐작이 가십니까? 조선수군의 리더로서 어떤 경우라도 옳은 일을
하시겠다는 정의로운 굳은 신념이 결국은 나라를 구하고 지금도
우리의 가슴속에 살아있는 멘토로 우리를 돕고 있습니다.
미 육군사관학교 웨스트포인트에서는 생도들을 명예규정에 따라
매사 엄격하게 생활 하도록 지도 한다고 하는데 “사관생도는
거짓말하지도, 속이지도, 훔치지도 않으며, 또한 그렇게 하는 생도
에게 관용을 베풀지도 않는다.” 라고 한답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온갖 종류의 부조리를 눈감아 버리는 우리 사회
에서 이 명예규정을 적용 한다면……아니 사회의 지도자나 CEO들
에게만 이라도 적용해 본다면….
예측하기 힘든 불확실한 경제전쟁 속에서 이제는 나의 리더십을
다시 한 번 재설계(redesigning) 해보는 것은 어떠신지요.
지금 스마트 시대에 맞는 새로운 리더십으로 말입니다.
글 이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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