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더는 늘 준비하고 있어야.....
1597년6월24일(癸未). 이 날은 입추이다. 새벽안개가 사방에 자욱하여 골짜기 안을 분간할 수 없었다. 아침에 수사 권언경(權彦卿, 권준)의 종 세공(世功)과 감손(甘孫)이 와서 무밭의 일을 고했다. 또 생원(生員) 안극가(安克家)가 와서 만나고 시국의 일을 이야기했다. 무밭을 갈고 심는 일을 감독할 이원룡(李元龍), 이희남(李喜男), 정상명(鄭翔溟), 문임수(文林守) 등을 정하여 보냈다. 오후에 합천 군수가 조언형(曺彦亨)을 보내어 안부를 물었다. 더위의 심함이 찌는 듯했다.
- 노승석 옮김 [난중일기 완역본] - 에서 발췌
정유년 6월이면 백의종군을 하고 있는 중인데도 습관처럼 군량미 걱정이며 피난민들의 생사가 걱정입니다. 도원수 권율이 "상중에 몸이 피곤할 것이니 기운이 회복되는대로 나오라." 고 하였지만 무밭을 일구고 무씨를 심는 일을 관리하며 戰場을 챙깁니다.
길게 보면 차기해전을 준비하는 것으로 자신의 처지와 상관없이 묵묵히 소신것 일하고 있습니다. 곧 왜적들이 다시 쳐들어 온다고 소문이 흉흉한데도 무밭을 가꾸는 일을 보면 리더는 이정도는 의연해야 하지 않나 하고 생각해 봅니다.
이순신 리더십의 백미는 [준비]라고 생각합니다. 이순신은 어떠한 상황에 처해 있어도 늘 준비하는 모습으로 솔선수범 하는 평상심으로 우리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습니다.
한산대첩, 명량대첩 등 이순신의 승리에는 수많은 드라마틱한 이야기들로 풍성하지만 그 뒤에는 오로지 피와 눈물로 점철된 가슴아픈 상황을 극복하고 빈틈없이 철저한 준비로 이어지는 혹독한 훈련이 있었기 때문 입니다. 아주 작은 것에서부터 세세한 디테일한 부분에서 아이디어는 나오고 준비한 것은 혁신이 되며 그것은 결국 창조경영이 됩니다. 우리는 대충대충 적당히 하는 습관이 있습니다. 그런것쯤이야 다 알고 있다는 식이지요. 그래서 늘 준비 부족으로 일을 망칩니다.
비록 백의종군을 하고 있을지라도 침착하고 차분한 마음으로 현실에서 눈을 떼지 말고 끊임없이 생각하고 비상시에는 곧바로 실천할 수 있도록 어떠한 일에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으로 준비 하라고 말씀 하십니다.
글 이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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