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었다. 그때 감사 손식(孫軾)이 참소의 말을 듣고 공에게
벌을 주려고 벼르고 있었다. 그가 순행차 능성(綾城)에
이르러 공을 마중나오라고 불러내서는 진법(陣法)에 관한
책의 강독을 끝내고 나서 공에게 진형(陣形)을 그려보라고
시켰다. 공이 붓을 들고 정연하게 그리니, 감사가 꾸부리고
한참 들여다보고는 말하기를, "어쩌면 이렇게도 자세하게
그리는가." 하였다. 그리고는 조상이 누구인지 물어보고
말하기를 "내가 진작 몰라보았던 것이 한이로다." 라고 하였다.
그 후로는 그를 진중하게 대하였다.
- 조카 정랑(正朗) 이분(李芬)의 이충무공 행록(行錄) - 에서 발췌
우리는 흔히 이순신의 독후감이나 독서량을 보고 독서경영을
논합니다. 손자병법, 육도삼략 등 무경칠서는 물론이고
그리고 송나라의 역사를 읽고 독후감도 남겨 놓고 있습니다.
병서를 통하여 얻은 육전위주의 병법을 해전에 활용하는
지혜를 발휘하신 이순신 장군에게서 우리는 독서경영을
배우려고 합니다. 어디에서 전승무패의 진정한 실력이
나왔는지 알고 싶습니다.
임진왜란을 만나 왜적을 물리치는 해전에서의 전략과
전술을 그 때마다 작전을 짜고 싸움에 나가신것은
아닙니다. 이미 30대에 무인으로서의 독서를 통한 전문
지식과 현장의 무예 실력을 겸비한 장수로서의 준비를
철저히 했다고 생각 합니다.
36세에 진법에 대한 강독과 진형을 그리는 군사지식을
고루 갖추었으니 현장을 꿰뚤어 보는 안목과 부하들을
통솔하는 리더십은 난중일기에도 잘 나타나 있습니다.
끊임없는 활쏘기 연습과 논리정연한 장계를 올린 내용에서
해군의 총사령관인 삼도수군통제사일지라도 평소에 자신을
연마하는 일에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래서 이길 수 있는 조건을 갖추어 놓고 싸움터에 나가서
선승구전을 실천 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해 봅니다.
지금도 신규사업을 구상할 때 기획단계에서 이론적으로
논리 설계가 잘 되어야 성공의 확율이 높다고 하며
프로젝트의 80%는 기획에서 성패가 갈린다고 합니다.
독서를 통한 전문지식과 현장의 경험이 바탕이 되어진
지혜로운 의사결정은 이순신의 충효정신인 인(仁)과
의(義)에 바탕을 둔 군사(軍事)가 경영되어짐을 솔선
수범하여 보여 주셨습니다.
글 이부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