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설(裵楔)이 도망을 갔다.
1597년 9월 2일(乙丑). 맑다. 이날 새벽에
- 이순신의 난중일기 - 에서 발췌
칠천량해전에서 조선수군은 궤멸하고 남은 판옥선이라고는 12척, 그나마 경상우수사 한 사람이 살아 남았습니다. 그렇지만 명량대첩을 함께 치르고자 하는 마당에 군대를 이탈해 버립니다. 얼마나 당황스럽고 기가 막혔겠습니까? 그럼에도 일기에는 간단하게 한 줄로 "도망을 갔다." 하고 적었습니다.
그 한 줄에 모든 것이 담겨 있습니다. 리더로서의 절제 있는 마음 다스림입니다. 솔직한 심경을 함축해 놓은 글을 읽으며 윗사람으로서의 고뇌를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 글을 읽으며 어떤 마음이 드셨습니까? 칠천량해전의 패배는 이순신 장군의 책임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장군은 그 모든 일에 책을 지셨습니다. 그리고 새로운 전투를 준비해야 했습니다. 목숨을 걸고 명량에서의 전투를 고민하고 있을 때, 한 명의 군인도 아쉬울 때 부하가 도망을 친 것입니다. 여기에서 우리는 위기에 흔들리지 않는 이순신 장군의 리더십을 볼 수 있습니다.
자기절제를 한다는 것은 몸과 마음을 닦는 것으로서 늘 자기를 성찰하고 진정한 마음으로 실천해 보는 일련의 훈련이라고 생각합니다. 리더가 자기절제 리더십이 있을 때 스스로가 바로서고 미래의 비전도, 방향도 제대로 보일 것 입니다.
사업이 좀 잘 된다고 우쭐대는 마음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우리는 그런 마음을 경계해야 합니다. 지식은 생물 입니다. 항상 변화하는 현상 속에서 지속적인 성찰을 해야 합니다.
글 이부경 pklee9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