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또 어디로 가려고 하시오?......
(前略).... 어느 날 저녁 병사가 술에 취해서 공의 손을 끌고 어느 군관의 방으로 가자고 했는데, 그 사람은 병사와 평소 친하여서 군관이 되어 와 있는 사람이었다. 공은 대장이 사사로운 일로 군관에게 가 본다는 것은 옳지 않다고 여겨서 짐짓 취한 척하고 병사의 손을 잡고 말하기를, "사또 어디로 가려고 하시오?" 라고 하자, 병사도 깨닫고 주저앉으며 "내가 취했군, 취했어." 라고 하였다... (後略)...
- 이충무공 행록 - 에서 발췌
얼마나 지혜로운 처신입니까? 늘 정보를 민감하게 수집해 놓는다는 것, 윗사람을 기분 상하지 않게 하면서도 목적을 달성하는 지혜는 리더에게서 빼놓을 수 없는 덕목 입니다. 35세 때의 일이니 벌써 큰 꿈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겠지요. 겸손하게 처신하는 것, 인간관계의 실천 과제입니다.
요즈음 정치권에서 하는 말들이 뉴스에 회자됩니다. 너무도 듣기 민망하고 오히려 부끄럽기까지 합니다. 아이들이 배울까 두렵습니다. 공직자들이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 모범을 보여주는 위의 사례는 우리가 교훈으로 삼아야 하겠습니다.
위 아래를 잘 살피고 질서를 소중히 하면서도 예를 갖추는 일은 평소에 수양이 되어 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행동 입니다. 급하면 본성이 나온다던지 술에 취하면 본의 아닌 행동을 한다던지 실수를 하고 마는 것이 다반사인 우리의 일상 입니다.
꼭 정치를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하더라도 리더들은 늘 겸손한 마음을 가슴에 새기고 윗사람으로서의 솔선수범을 보여야 할 것 입니다.
글 이부경 pklee9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