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또를 믿고 왔습니다......
(前略)... 군사들이 또 의복이 없어서 걱정을 하자, 이순신은 피난 온 백성들에게 물었다. "너희들은 왜 여기까지 왔느냐." 라고 하니, 모두들 대답하기를, "사또를 믿고 왔습니다." 라고 하였다. 이순신이 말하기를, "지금 날씨가 춥고 바닷바람이 차가워서 군사들은 모두 손가락이 얼어서 빠지고 있다. 이래서야 어떻게 적을 맞아 싸워 이겨 너희들을 지켜줄 수 있겠느냐. 너희들에게 남은 옷이 있을터인데 어째서 우리 군사들에게 나누어 주지 못하느냐" 라고 하자, 백성들은 다투어 남은 의복들을 가져와 바쳤다. 또 사람들을 모집하여 구리와 쇠를 실어다가 대포를 만들고, 나무를 베어다가 배를 만드는 등 모든 것들을 다 마련하였다.
- 선묘중흥지(宣廟中興誌) - 에서 발췌
그 당시 조선수군은 군복도 없이 더우기 입을 옷도 없어 고생 하는 것을 보면 가슴이 미어집니다. 정식 군대이면서도 얼마나 춥고 배고팠는지 상상이 되십니까? 군수품들을 스스로 다 마련하는 노고를 생각하며 이순신 장군이 하신 말씀을 잘 들어봅니다.
지금 우리가 풍족하게 사는 혜택은 우리 선조들의 희생으로 이루어진 값진 목숨으로 지켜주신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할 것 입니다. 요며칠 눈이 내리고 찬바람이 불어 몹시 춥습니다. 패딩을 꺼내 입고 전기장판을 깔고 따뜻하게 지내는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 시대에 살고 있는지 알고 계시는지요?
명량대첩에서 우리의 서해안을 지키고 제해권을 다시 확보 하였지만 부하장졸들의 먹이고 입히는 문제까지 해결하는 이순신 장군의 진정어린 마음이 피난민들에게도 통하여 모두 자진해서 먹을 것과 입을 것을 가지고 나왔습니다.
연말에 한 번 있는 우리이웃돕기 행사에 여러분들의 따뜻한 마음을 전해 주세요. 우리 민족은 어려울 때일수록 서로 나누고, 뭉치며 힘을 합치는 십시일반의 좋은 미풍양속이 있으므로 지금 십분 발휘해 보시는 것은 어떠십니까?
글 이부경 pklee9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