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삼도통제사를 겸하라는.....
정유년 8월 3일 辛酉. 맑다. 이른 아침에 선전관 양호가 뜻밖에 교서와 유서를 가지고 왔는데, 그 내용은 다시 삼도통제사를 겸하라는 명령이었다. 교지에 숙배한 뒤에 삼가 받은 서장(書狀)을 써서 봉해 올리고 곧 길을 떠나 두치(豆峙)로 가는 길로 들어섰다. 초저녁에 행보역(行步驛)에 이르러 말을 쉬게 하고 자정이 넘어 길을 떠나 두치에 이르자 날이 새려고 했다. (中略)... 손인필이 와서 만났는데, 그는 곡식까지 지고 왔으며 손응남은 때 이른 감을 가져왔다.
- 노승석 옮김 [이순신의 난중일기 완역본] - 에서 발췌
상중에 다시 삼도통제사를 임명하는 교서를 받은 이순신 장군은 어떤 마음이었을까? 임금의 명령에 따르지 않았다는 이유로 전란 중에 현역 장수를 체포하여서 감옥에 가두고, 고문하고, 죽이려고 하였던 그를 이제 다시 삼도수군통제사로 삼으려 하는 임금의 명령에 어떻게 대처했는지가 [난중일기]에 고스란히 기록되어 있습니다.
여러분에게 그러한 극한 상황이 닥친다면 어떻게 하시겠습니까?
신제품을 개발하여 시장에서 잘 팔리고 있고,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던 제품이 어느 날 잘못된 정보로 혹은 경쟁사의 카피로 하루아침에 회사가 존망의 기로에 서게 되는 기업이 있습니다. 진실은 밝혀지겠지만 이미 회사는 망해버린 상황이며, 일 잘하는 부하를 내치고 스카우트해온 인재가 오히려 회사를 망친 경험이 중소기업 CEO들에게 한두 번쯤은 있을 것입니다.
대기업 임원 출신이면 괜찮을 것이라는 안이한 믿음으로 채용 한 사람이 중소기업의 어려운 환경에 적응하지 못하여 거꾸로 중소 기업을 곤경에 빠뜨리게 되는 사례를 우리 주변에서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왜 이런 어리석은 의사결정을 할까라고도 생각해 보지만 그것은 외부의 적보다는 내부의 적이 더 강하기 때문입니다.
글 이부경 pklee9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