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문관에서 차자(箚子)를 올렸다.
“생각하건대, 사람에게 있어서 자기 몸을 통솔하는
것은 의지(志)이고, 자기 몸에 충만해 있는 것은
기(氣)입니다. 의지가 먼저 확립된 다음에야 천하의
온갖 조화에 대처할 수 있고, 기가 위축되지 않아야
천하의 온갖 변화하는 상황에 대응할 수 있는 것
입니다. 그러므로 옛날에 대업을 이룩하고 큰 일을
해낸 사람들은 업적을 세우기 어렵다는 것을 근심한
것이 아니라 자기 의지가 확립 되지 못한 것을 근심
하였으며, 일을 해내기 어렵다는 것을 근심한 것이
아니라 자기 기가 충만하지 못한 것을 근심하였습니다.
먼저 의지를 세워 근본을 삼고 뒤에 이 기를 길러서
돕게 한다면 아무리 굳은 쇠와 돌도 뚫을 수 있고,
천군만마가 앞을 가로 막아도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게
되는 법입니다…..(中略)
대체로 오늘 백성을 보호하는 방도로는 역시 민심을
얻는 것보다 더 시급한 것이 없습니다. 민심이란
나라의 입장에서 볼 때는 마치 나무에 뿌리가 있는
것과 같고, 고기에게 물이 있는 것과 같습니다.
나무는 뿌리가 없으면 마르고, 고기는 물이 없으면
죽는 법이며, 임금은 민심을 잃으면 망하고 마는
법입니다.... (中略) 맹자는 말하기를 “이 의지를
보존하면서 기(氣)에 무리를 주지 말라”,고 하였으며,
또 말하기를 “이 기(氣)는 의(義)와 도(道)가 배합된
것으로서, 이것이 없으면 기가 위축된다.” 고 하였습니다.
임금이 대답하기를, “차자를 보고 솔직한 의견에 대하여
매우 좋게 생각한다.” 라고 하였다. 그리고 승정원에
지시하기를, “비변사에 내려 보내어 실행할 수 있는
것은 실행하도록 하라.” 고 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