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영도(絶影島)에 이르러 왜선이 바다 가운데 들락날락 하는 것을 보고
원균이 모든 군사를 독촉하여 진군하자, 왜적은 우리 수군을 지치게 할
의도로 짐짓 우리 배에 접근했다가는 도로 피하며 싸우지는 않는 것이었다.
밤이 깊어지고 바람이 세어지자 우리 배는 사방으로 흩어지고 표류하여 갈
바를 몰랐다. 원균이 간신히 남은 배를 수습하여 가덕도(加德島)로 돌아오자
군사들은 갈증이 심하여 서로 다투어 배에서 내려 물을 마셨다.
적들이 몰래 기어 섬 속으로부터 뛰어나와 덮치자 우리 군사 4백여 명을
잃어버리고 원균은 칠천도(漆川島)로 물러나와 술에 취해 누워버리니, 모든
장수는 앞일을 의논하고자 하였으나 그를 만나 볼 수가 없었다. 그 날
밤중에 적선이 와서 습격하니 우리 군사가 크게 패했다.
원균은 바닷가로 달려가서 배를 버리고 육지로 올라가 달아나려고 했으나
몸이 뚱뚱하여 숲 아래 앉아서 쉬자, 부하들은 다 흩어지고 마침내 적에게
잡혀 죽었다.
-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 조야첨재(朝野僉載) – 에서 발췌
가덕도를 다녀왔습니다. 물론 거가대교도 보고 싶었죠. 거가대교 휴게소에서
부산 앞바다와 거제도의 먼바다를 바라봅니다. 날씨가 좋아서 인지 경치는
너무 좋았습니다. 국내 최초로 시도된 침매터널과 함께 가덕도를 잇는
웅장한 사장교는 장관이었습니다. 이 아름다운 바다를 바라보면서 칠천량
해전이 있었던 그 날을 생각해 봅니다. 매복해 있던 왜적에게 무참히
스러져간 조선수군들도 생각하며 삼가 명복을 빕니다.
칠천량해전은 리더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확실하게 알려주는 가장 좋은
사례입니다. 선조의 욕심이며 원균의 욕심이고 권율의 욕심이 화를 불러
일으킨 것입니다. 욕심이 생기면 앞이 잘 안보이고 전략을 세울 수 없으며
나아갈 방향을 잃고 우왕좌왕 하다 이렇게 패하게 된다는 것을 잘 알려
주고 있습니다.
우리가 사업을 하면서 쓸데없는 욕심으로 낭패를 본적은 없으십니까?
마음이 조급하여 미리 넘겨 집어 결정하고 애써 수집된 정보도 잘 확인
하지 않은 채 주위에 휩쓸리어 불리한 방향으로 부하들을 몰고 간 적은
없으십니까? 실패의 리더십에서 배우는 핵심은 두 번 다시 똑 같은 실수를
범하지 않기 위하여 제대로 패인을 분석해 보는 것 입니다.
지휘권이 어디에 있는지 전문가의 도움은 잘 받고 있는지 현장의 상황 대처
능력은 어떠한지 위기 극복을 위한 통찰력과 리더십은 잘 발휘하고 있는지
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속상하시다고 힘드시다고 술에 취해 누워버리시지는 않으시지요?
힘드실수록 일어나셔서 대화를 통하여 소통의 리더십으로 해결해 나가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칠천량해전에서 배우는 교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