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izzy, Busy, Crazy… (2011. 5. 2)
Dizzy, Busy, Crazy….
1597년5월5일(乙未). 맑다. 새벽 꿈자리가 매우 어지러웠다.
아침에 부사(府使)가 와서 만났다.
늦게 충청우후 원유남(元裕男)이 한산도로부터 와서
원공(元均)의 흉포하고 패악함을 많이 전하고,
또 진중의 장졸들이 이탈하여 반역하니,
그 형세가 장차 어찌 될지 헤아리지 못하겠다고 하였다.
오늘은 단오절인데 천리 밖에 멀리 와서 종군하여
어머님 장례도 못 모시고 곡하고 우는 것도 마음대로 못하니
무슨 죄로 이런 앙갚음을 당하는가.
나와 같은 사정은 고금을 통하여도 짝이 없을 것이니
가슴이 찢어지는 듯 아프다. 다만 때를 못 만난 것을 한탄할 따름이다.
- 노승석의 [이순신의 난중일기 완역본] - 에서 발췌
칠천량해전이 있기 2개월 전의 일기 입니다.
이순신 제독의 마음이 그대로 담겨있는 문장 속에는
정말 인간으로서 어찌 할 수 없는 극한 상황이 전개 됩니다.
꿈자리조차 어지러운 심리적인 Dizzy, 백의종군 하시는 중에도
전황(戰況)을 보고 받으시고 있으시네요.
So Busy, 어머님 장례식도 제대로 치르지 못하고 온
자식으로서의 죄책감으로 Crazy,….
이순신 제독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일어나셔서
명량대첩을 승리로 이끄시면서 나라를 누란의 위기에서 구하시는
필사즉생의 리더십을 보여 주십니다.
난중일기를 쓰심으로써 내 마음의 Dizzy, Busy, Crazy를 평정하십니다.
제가 가장 힘들었던 것이 조직관리였습니다.
목표달성이라는 숫자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었던,
인화 단결만으로는 조직을 한마음 한 뜻으로 모을 수 없었던
그 무엇이 언제나 나를 압박하고 있었지요.
그것은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리더십 부재였다고,
부하들을 사랑으로 다스리는 리더십의 부재였음을 지금에 와서 고백합니다.
이순신이 백의종군 하는 중에 통제사 원균 휘하의 조선수군들이 이탈하여
반역하였다는 것은 이미 칠천량해전은 싸우기도 전에 패하였다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습니다. 조직은 갈등 유발 같은 부정적 영향과 창의와
혁신의 원천인 긍정적 영향이 상존하는 “양날의 칼” 이라고 합니다.
이 칼을 잘 쓰기 위해서는 먼저 내 마음부터 다스려야 하지 않을까요.
수양(修養)되지 않은 Dizzy, Busy, Crazy한 마음으로
나의 칠천량해전을 맞이 하시겠습니까? 참패를 계획하고 싶으십니까?
이부경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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