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주 목사 홍가신(洪可臣)의 상소문(2011. 07. 04)
홍주 목사 홍가신(洪可臣)의 상소문
전하께서는 자질이 총명하고 영명한 기개가 드러나기 때문에 명령을
내리고 실시하는 과정에서는 언제나 자기 주견대로 나가는 단점이
있사옵니다. 이것이 인심을 잃게 하는 첫째 조건이옵니다. 사건을
논하는 신하가 한 마디 말만 전하의 뜻을 거슬렀다가는 그것을 포용하고
참아주지 못함으로써 말한 사람이 스스로 불안하여 물러가도록 만드니,
이것이 인심을 잃게 하는 둘째 조건이옵니다. - 중략 -
정사를 논의하는 신하들은 임금을 인도하는 직책을 가지고 있는데 당면한
폐해를 차자(箚子)로 논하다가 말이 임금이 언짢아하는 문제에 저촉되기만
하면 무관으로 강직 되어 실패를 당하고 몰려나가게 되옵니다. 이런 때
조정 관리들은 혀를 깨물고 말을 하지 않으며, 온 나라 사람들은 듣고서
놀라게 되니, 이것이 인심을 잃게 하는 일곱째 조건이옵니다. - 후략 -
선조실록 (1596. 7. 2. 丁未) 에서 발췌
- 박기봉의 [충무공 이순신 전서 제3권] - 에서 발췌
1596년 4월16일에 선조 임금께서 나라의 당면한 문제를 말하고 이에 대한
의견을 구하기 위하여 상소문을 올리도록 지시하였는데 그 하문에 대하여
홍주 목사 홍가신이 올린 상소문 중의 일부 입니다. 선조 임금을 이해하는
데에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오늘의 나를 반성하게 하는 데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 되어집니다.
인심을 잃게 하는 열 번째 조건까지 써 내려간 홍가신의 생각이나 지금의
우리들이 생각하는 리더의 덕목이나 다를 바가 없는 내용 입니다. 최근의
[경청], [배려], [존중] 등의 책들이 베스트 셀러가 되어 많은 직장인들의
필독서가 되었으며 리더십 교육의 하나로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리더인 내가 혹시 선조는 아닌지 생각해 보게 해 주는 좋은 메시지인 것
같습니다. 내가 리더라고, 잘나간다고 부하들의 의견에 귀 기울여 주지는
않았는지, 나의 의견과 틀린다고 하여 반박하거나 회의 도중에 말을 끊어
버리지는 않았는지, 아예 의견조차도 말할 수 없는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지는 않았는지 오늘 하루만 이라도 곰곰이 생각해 보았으면 합니다.
리더로 산다는 것, 부하들을 사랑한다는 것, 인심을 잃지 않고 산다는 것,
수신제가평천하(修身齊家平天下)를 실천하는 첫째 조건이 아닐까요.
이부경 올림
010-2228-1151/pklee95@hanmail.net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