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의지(平義智)가 또 부산포에 도착하였다. 배를 대어놓은 채
내리지는 않고 변방 장수를 불러서 말하기를 , “일본이 명나라와
왕래하려고 하는데 조선에서 이를 위하여 황제에게 보고하여
준다면 매우 다행이겠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두 나라 사이가
좋지 못하게 될 것이다. 이것은 큰 문제이기 때문에 와서 알리는
것이다.”라고 하였다.
변방 장수가 이것을 보고하였으나 조정에서 대답하지 않자 평의지는
곧 돌아갔다. 이 뒤로는 해마다 조공하러 오던 왜국의 배가 다시는
오지 않았고, 왜관에 머물러 있는 왜인도 언제나 수십여 명이 되던
것이 점점 돌아가 버리고 임진년 봄에 와서는 텅 비어 버렸다.
- [선조수정실록(1591. 5. 1(乙丑)] - 에서 발췌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부터 이런저런 조짐들이 보여집니다.
통신사들도 정반대의 의견을 가지고 돌아오고 선조 임금도 전쟁이
나더라도 두려울 것이 없겠다는 견해로 전란이 다가오는 것을
직시하지 못합니다.
리더가 제대로 경청 하지 않으면 안 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이지 않으면 항상 낭패를 보게 됩니다.
책상머리에서 기획이나 계책을 짜 보아야 현장 실무와 맞지 않으며
부하들의 마음도 읽을 수 없고 경쟁사의 동태도 알 수 없습니다.
제대로 보고를 하는가도 문제이겠지요. 공(公)과 사(私)를 구분하고
정직하고 성실하게 보고하는 그런 자세를 가지고 있느냐는 것이지요.
자신의 위치에서 진정으로 보고하지 않으면 개인은 물론이거니와
가정도, 회사도 심지어는 국가도 커다란 화마에 휩쓸리게 되는 것입니다.
임진왜란은 두 번 다시 일어나서는 안 되는 우리에게는 정말 커다란
교훈을 안겨준 전쟁이었습니다. 리더십과 팔로워십, 아주 작은 것을
방심하는 데서부터 일어난 실패의 교훈을 절대로 잊어서는 안되겠습니다.
만사가 잘되어 행복하고 평화로울수록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