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가 아뢰나이다.
신은 외람되이 중책을 지고 밤낮 근심하고 두려워하며 티끌만한
공로나마 보답하려고 생각해 왔습니다.
작년 여름과 가을에 흉한 도적들이 독을 마구 뿜으면서 수륙으로
침범해 올 때 다행히도 하늘의 도우심을 힘입어 여러 번 승첩하게
되었습니다.
그러자 부하 군사들 중에는 승리한 기세를 타고 교만한 기운이
날로 더하여 앞을 다투어 돌진할 뿐 뒤처질까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래서 신은 적을 가볍게 여기면 반드시 패하게 마련이라는 이치를
재삼 엄히 타일렀는데, 그런데도 조심하지 않다가 결국 통솔선
1척이 전복되어 많은 군사들이 죽는 일까지 벌어지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신의 군사 부리는 방법이 좋지 못하고 지휘 방법이 틀렸기
때문이니 지극히 황공하여 거적자리에 엎디어 죄를 기다립니다.”
- 박기봉 편역 충무공이순신전서 – 에서 발췌
왜적을 토벌하는 과정에서 조선수군의 배2척이 실수로 뒤집어지는
사고가 발생하였는데 이 실수에 대해 최고 지휘관으로서의 책임을
지고 청죄(請罪)하는 이순신의 1593년4월6일자 장계 입니다.
위의 장계를 읽으면 충무공은 겸손한 마음과 함께 강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있음을 잘 알 수 있습니다. 본인은 물론이거니와
부하들이 교만해질까 두려워 힘써 가르치는 모습에서 전장에 서있는
장수이기 보다는 고매한 인격의 스승 같은 느낌을 받습니다.
비즈니스맨이 갖추어야 할 가장 중요한 직업윤리는 바로 책임감이며
더욱이 리더가 되고자 한다면 이런 책임감을 반드시 지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책임감은 일상적인 업무태도에서, 특히 아주 사소한 부분에서 그
진가를 발휘하기 때문에 글로벌 무한경쟁시대의 경쟁력은 실력이나
능력 보다는 업무에 대응하는 태도, 자세에서 결정되어 진다는 것은
우리 모두가 다 잘 알고 있습니다.
전쟁 중에 배 한 척이 뒤집어졌다고 해서 군사들이 죽었다고 해서
책임을 지는 것이 아니고 부하들을 제대로 리드 하지 못했고 지휘
방법이 틀렸다고 스스로 겸손하게 반성하며 책임을 지는 자세,
이것이 진정으로 책임감 있는 리더의 바람직한 마음가짐 입니다.
자신의 임무에 책임을 다하고 기업에 책임을 다하고 직원들에 대한
책임을 다 할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나 자신, 리더이기 때문 입니다.
내가 책임질 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멋있지 않습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