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3년5월4일(丁巳). 맑다. 오늘은 어머님의 생신 날이지만 가서
축수(祝壽)의 술잔을 드릴 수 없으니 평생의 한(恨)이 될 것이다.
1595년5월4일(丙子). 맑다. 이 날은 어머님의 생신인데 몸소 나가
잔을 드리지 못하고 홀로 먼 바다에 앉아 있으니 회포를 어찌 다 말하랴.
늦게 활15순을 쏘았다. 해남(魏大器)이 휴가를 얻어 돌아갔다.
아들의 편지를 보니, 요동(遼東)의 왕작덕(王爵德)이 왕씨의 후손으로써
거병(擧兵)한다고 하니 참으로 놀랄 일이다.
1596년5월4일(庚午). 맑다. 오늘은 어머님 생신 날인데 술 한 잔
올리지 못하니 마음이 편치 못하였다. 이몽구(李夢龜)가 앞산에서
여신(전염병을 옮기는 귀신)에게 제사를 지냈다.
1597년5월4일(甲午). 비가 왔다. 이 날은 바로 어머님의 생신 날
이니 비통한 마음을 참기 어려웠다. 새벽닭이 울 때 일어나 눈물만
줄줄 흘렸다. 오후에 비가 몹시 내렸다. 정사준(鄭思竣)이 오고 이수원
(李壽元)도 왔다.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 에서 발췌
임진년과 계사년 5월4일에는 전투 중이었으므로 일기가 없습니다.
장군의 어머니를 그리는 마음이 애절하다 못해 가슴이 먹먹합니다.
특히 정유년에는 백의종군 중에 어머니를 여의고 장사도 제대로 치르지
못한 상태에서 맞이 하는 생신이라 더욱 더 가슴이 아픕니다.
‘어머니 일년만 공부하고 오겠습니다.’ 하고 유학 가서 일본에서
10년을 있는 동안 어머니 생신은 잊어버리고 고국에 두고 온 아들
생각에 전전긍긍, 불효막심 했던 지난 날들을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제 생신을 해 드리려 해도 병원에 계셔서 받으실 수도 없으십니다.
말없이 아무 조건 없이 자식의 장래를 거두어 주신 어머니의 사랑의
리더십이 없었다면 오늘날 내가 이렇게 가진 재능을 발휘할 수 있었을까?
어머니의 희생과 봉사 위에 만들어진 나의 성공은 무엇을 의미 하는가?
어머니! 당신의 재능은 숨기신 채 침묵으로 일관하신 당신의 끝없는
사랑을 나는 무엇으로 갚을 것인가? 어머니는 당연히 그런 사람으로
알고 있는가? 가정의 달 5월을 맞이하여 다시금 어머니를 생각해 봅니다.
아들은 배 아파서 낳은 자식이고 부하들은 배 안 아프고 낳은 자식이다
라는 생각으로 부하들에게 정성을 쏟았건만 회사를 문닫을 때는 모두
배신자라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머리로만 생각한 인사관리의 리더십이었으며 가슴으로
실천한 진정한 CEO의 리더십은 아니었다는 것을 난중일기를 통해 알게
되었습니다. 위대한 장군이 아닌 이순신이라는 한 사나이의 고뇌에서
읽어낸 부하들에 대한 사랑의 리더십이었습니다.
전쟁터에서나 가정에서나 리더와 리더십은 다르지 않다고 생각 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공감하고 존중하는 사랑의 리더십! 지금부터라도 늦지
않았습니다. 우리 다 함께 실천해 봅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