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조실록(1597. 5. 9. 己亥)
비변사에서 건의 하였다.
“양 총병이 우리나라의 여러 장수들에게 원수 이하가 그의
통제를 받게 되었음을 알리기 위하여 내려 보낼 공문의 내용을
먼저 보겠다고 하니, 오늘 중으로 회보하지 않아서는 안
되겠습니다. 이제 이런 내용으로 도원수(權慄)에게 지시를
내릴까 합니다.
“명나라의 많은 군사가 왜적을 정벌하려고 황제의 지시를 받고
나왔다. 황제가 파견한 양 총병이 선봉 부대를 거느리고 앞으로
나아가 전라도와 경상도 지방에 머무르면서 군사에 관한 일을
도맡아 통제하게 될 것이다. - 중략 -
이런 내용으로 지시문을 만들고 특별히 선전관을 파견하는 것이
어떻겠습니까?
지시하기를 “건의한 대로 하도록 하라.”고 하였다.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 에서 발췌
조선의 군사권이 명나라로 넘어갔음을 공식적으로 알리는 통지문
입니다. 외교관계에서뿐만 아니라 군사상으로도 완전히 속국으로
전락하였음을 선포한 역사적 문건 입니다.
칠천량해전에서 패전을 한 이유도 우연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대목 입니다. 명량대첩 때도 그랬고 노량해전 때도 그랬고 이순신이
싸워야 할 적이 하나 더 생겼습니다. 군사권을 쥔 명나라가 조선에
큰 도움을 주었다고 여러분은 그렇게 생각하십니까?
지금도 한미연합사 해체니 연기니 하는 건으로 국론이 분열되어 있음을
볼 때 역사에서 배우는 지혜, 한번쯤은 생각해 보아야 할 일 입니다.
16세기나 21세기나 국가의 존망은 다르지 않습니다.
리더가 지휘권을 넘겨 주었을 때 그 후에 일어나는 후 폭풍을 어떻게
감당해야 할지에 대해서 조금이라도 생각 한다면 리더는 신중하게
처신해야 된다고 다짐하실 것 입니다.
생각지도 못했던 리스크들이 너무 많다는 것, 이것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모르실 것입니다. 문제는 내가 아니고 [우리]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입니다. 내가 생존하는 것이 아니고 우리가
생존하는 것입니다. 그것이 리더의 전략적 의사결정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