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97년6월25일(甲申). 맑다. 무씨를 다시 뿌리도록 지시했다.
황 종사관이 와서 보고 군사 문제를 의논하였다. 원수가 금명간
진으로 돌아 올 것이라고 하였다. 저녁에 종 한경(漢京)이 한산도
에서 돌아왔는데, 보성 군수 안홍국(安弘國)이 왜적의 총에 맞아
죽었다는 소식을 듣고 놀라움과 슬픔을 이길 수 없었다. 적은
하나도 잡지 못하고 먼저 두 장수만 잃어 버렸으니 통탄스러움을
어찌 다 말하랴. 거제 현령(安衛)도 사람을 시켜 미역을 보내왔다.
- 박기봉 편역 [충무공 이순신 전서] - 에서 발췌
전쟁 중이며 또 백의종군 하는 처지에 언제 어떻게 될지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상황에서 무밭에 씨는 왜 뿌리는 것 입니까? 그리고
미역은 다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러나 명량대첩의 승리는 이렇게 희망을 잃지 않는 마음에서부터
백성(부하)들을 사랑하는 마음에서부터 시작되었나 봅니다. 석 달 전만
하더라도 삼도수군통제사였으나 현실의 백의종군 중에서도 좌절하지
않고 멀리 내다보는 통찰력과 더불어 다음 전투을 준비하고 상관을
돕고 지원하는 이순신의 모습에서 리더의 참모습을 배웁니다.
맥아더장군도 “리더가 되려면 남에게 복종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고
말씀하셨고, “복종을 배움으로써 지휘하는 법을 알게 될 것이다.” 라는
이탈리어 격언도 있듯이 온갖 굴욕을 견디어 내시며 복종하시는 모습
에서 무엇을 읽으시는지요.
성실한 마음으로 복종한다는 것, 희망을 잃지 않고 끊임없이 도전
한다는 것, 이것은 그 어느 누구도 아닌 자기자신 이외에는 아무도
실행에 옮길 사람이 없습니다. 도전하지 않으면 도전 받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