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무공 이순신 > 이순신 리더쉽
관리자
2012-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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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먹은 조선수군 vs 용감한 조선수군
1597년9월16일(甲辰). 맑다. 이른 아침에 별망군(別望軍)이 와서 보고하기를,
"헤아릴 수 없이 많은 적선이 명량(鳴粱)을 거쳐 곧바로 진지(陣地)를 향해 온다.”
고 했다. 곧 여러 배에 명령하여 닻을 올리고 바다로 나가니, 적선 1백30여척이
우리 배들을 에워쌌다.
여러 장수들은 스스로 적은 군사로 많은 적과 싸우는 형세임을 알고 달아날
꾀만 내고 있었다. 우수사 김억추(金億秋)가 탄 배는 벌써 2마장(馬場) 밖으로
물러나 있었다. 나는 노를 바삐 저어 앞으로 돌진하며 지자(地字)와 현자(玄字)
등 각종 총통을 마구 쏘니, 탄환이 나가는것이 마치 바람과 천둥처럼 맹렬하였다.
- 중략 -
여러 장수의 배를 돌아보니 먼바다에 물러가 있고, 배를 돌려 군령을 내리려 하니
적들이 물러간 것을 틈타 더 대어들 것 같아서 나가지도 물러나지도 못할 형편이었다.
호각을 불어 중군에게 명령하는 깃발을 세우도록 명하고 또 초요기(初療飢)를 세웠더니,
중군장(中軍將) 미조항첨사 김응함의 배가 차츰 내 배에 가까이 왔는데, 거제 현령 안위의 배는 그보다 먼저 다가왔다.
나는 배 위에 서서 직접 안위를 불러서, “안위야, 군법에 죽고 싶으냐? 네가 군법에 죽고
싶으냐? 도망간다고 어디 가서 살 것이냐?”고 말하였다. 그러자 안위도 황급히 적선
속으로 돌입했다. 또 김응함을 불러서, “너는 중군장으로서 멀리 피하고 대장을 구하지
않으니, 그 죄를 어찌 면할 것이냐? 당장 처형하고 싶지만 적세 또한 급하므로 우선
공(功)을 세우게 한다.”고 말하였다. - 후략 -
- 노승석의 [이순신의 난중일기 완역본] - 에서 발췌
이순신은 이례적으로 명량대첩의 상황을 난중일기에 가장 구체적으로 길게 기술 하였습니다. 일기의 맨마지막에는 “이번 일은 실로 천행(天幸)한 일 이었다.” 라고 적을 정도로 명량대첩은 한 판 승부의 치열한 싸움이었습니다.
일기에는 이순신의 명령만 눈에 띄지만 자세히 읽어 보면 필사즉생의 결의를 하였던 조선수군 들의 전투태세를 읽을 수 있습니다. 살아서 돌아갈 수 있을까? 왜적도 무서웠지만 울돌목의 물살도 무서웠으며 13척 열세의 군세가 더 무서웠겠지요.
우리들의 근무자세를 다시 한 번 돌아볼 수 있는 좋은 멘토입니다. 회의 중 분위기를 핑계대고 슬그머니 비협조적으로 물러 나지는 않았는지, 팀장을 도와서 일을 끝까지 마무리 하려고 하는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는지, 내가 죽기 살기로 전위대가 되어 앞장서서 궂은일 마다않고 솔설수범 하였는지 잘 알아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이기주의가 만연되고 상대를 배려하지 않는 요즈음의 세태에 큰 교훈을 주는
가르침이라고 생각합니다. 더우기 융복합시대 다자간의 Economic Collaboration
을 요구하는 비즈니스 환경을 생각하면 한 번쯤 심도있게 생각해 볼 일입니다.
오늘날 경제전쟁에 임하는 나의 전투태세는 용감한가 아닌가 하고 말입니다.
글 이부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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