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복한 왜인들이 전하는 적정 정보!
병조에서 보고하였다. "항복한 여여문(呂汝文)과 승태선구로(勝太善仇老) 등이 만나서 속에 있는 생각을 말하고자 하기에 오늘 신 덕형(李德馨)이 불러들여 만나서 은밀히 물었더니 여여문이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왜인들이 꺼려하는 것은 오직 수군입니다. 경상좌도와 우도의 수군들에게 각각 배가 수백 척인데..... (중략)
전에 진중에 있을 때 들으니, 왜장들이 평양에서 패전한 다음부터는, 이제는 멀리 서울까지 갈 것 없이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을 빼앗아 차지하고 군사를 주둔시킨 다음 힘껏 농사를 짓게 되면 조선은 반드시 그 속에서 저절로 말라버리고 말 것 이라고 하는 것이 여러 사람들의 의견이었습니다. 여러 왜적들이 하는 말이 이러하니 이제 만일 다시 움직인다면 먼저 전라도로 침범할 것이 틀림없습니다.... (중략)
그리고 우리 조선의 일 을 보면 그저 하겠다고만 하면서 말만 많고 실천이 적습니다. 비유하자면, 사람들의 집에서 손님이 온다는 것을 미리 알면 대접할 준비를 미리 하였다가 대접해야 하는데, 그러지 않고 질질 끌면서 날자만 보내다가 갑자기 들이닥치면 다급해지지 않겠습니까. 해야 할 일은 빨리 해치워 기회를 놓치지 말아야 할 것입니다..... (후략)
- 박기봉의 [충무공 이순신 전서 중 선조실록 1597. 1. 4. (乙未)] - 에서 발췌
맨마지막 구절은 저를 두고 하는 말 같아 가슴이 찔끔하였습니다. 새해 정월 초하루에 올 해만큼은 하면서 다짐 하지만 언제나 작심삼일이 됩니다. 계획만 세우고 실천이 제대로 안됩니다. 그리고 연말에 후회합니다..........여러분은 어떠십니까?
왜인들의 눈에는 우리가 전쟁도 대충 하는 것처럼 보였었나 봅니다. 준비도 하지 않고 허둥지둥 하는 것이 보였었나 봅니다. 허긴 그들은 일년 전부터 히젠나고야성에서 철저히 준비해서 쳐들어 왔으니 이해가 안가겠지요.
예전에 IT 시스템 구축 사업을 할 때에 일본 친구들은 맡은 프로젝트를 시키지 않아도 중간보고를 해 가면서 그리고 적절한 시기에 상사의 의견도 구하며 정리하여 마무리 합니다. 우리는 마감일이 임박해서야 여럿이 힘을 합하여 밤을 세워가며 일을 해서 완성한 다음 보고 합니다.
어느쪽이든 장단점은 있습니다. 일본은 메뉴얼대로 준비하고 실행하여 무리없이 마감일에 제출하는 장점이 있는 반면 우리는 창의성을 가지고 개성있는 최고의 제품을 만들어 납기를 맞추어 내는 장점이 있습니다.
저의 경험으로 비추어 보아 팀장은 한국인, 팀원들은 일본인이 제일 좋은 팀 구성 이라고 생각합니다. 한국인으로만 구성된 팀보다는 일본인과 함께 구성된 혼성팀의 업무효율이 훨씬 더 높다는 것을 알고 적극 활용한 성공사례가 많이 있기 때문입니다.
신년 새해을 맞이하여 개인적으로나 회사의 일로나 계획을 세우시고 다짐을 많이 하는 귀중한 시간입니다. 항복한 왜인이 지적한 것처럼 질질 끌면서 날자만 보내다가 기회를 놓치는 일은 없어야 하겠습니다. 어디 일 뿐만 이겠습니까? 보석같은 내 인생도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글 이부경 010-2228-1151/pklee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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