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마와 싸우는 이순신의 정신력!
1594년3월6일(甲申). 맑다. 늦게 거제로 향했다. 역풍으로 간신히 흉도에 이르자 남해 현감(奇孝謹)이 급히 보고하기를. "명나라 병사 두명과 왜놈 여덟 놈이 패문(牌文)을 가지고 들어왔기에 그 패문과 명나라 병사들을 올려 보냅니다." 라고 하였다. 그것을 가져오게 하여 살펴보니, 명나라 담 도사(譚宗仁)의 적을 치지 말라는 패문이었다. 나는 몸이 몹시 괴로워 앉아 있기도 누워있기도 불편했다. 저녁에 우수사와 함께 명나라 병사를 만나보았다.
1594년3월7일(乙酉). 맑다. 몸이 극도로 불편하여 돌아눕기조차 어려웠다. 그래서 아랫사람을 시켜서 패문에 대한 답장을 써 보내도록 하였더니 글 꼴이 말이 아니었다. 원 수사가 손의갑(孫義甲)을 시켜서 만들게 했지만,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다. 나는 병중임에도 억지로 일어나 앉아 글을 지은 후 정사립(鄭思立)을 시켜서 써서 보내게 하였다. 오후 2시경(未時)에 출발하여 한산진에 이르렀다.
1594년3월8일(丙戊). 맑다. 병세는 별로 달라진 것이 없다. 기운은 더욱 없어져서 하루 종일 앓았다.
- 박기봉 편역의 [충무공 이순신 전서] - 에서 발췌
난중일기에 이순신은 몸이 아프다. 땀을 흘렸다. 등 건강에 대한 내용이 162번 나옵니다. (장두찬 전 선주협회장 강의록에서 발췌) 장군이기 이전에 한 남성으로서 인생의 절정기에 병마와 싸우면서도 직분을 다하는 투철한 정신력을 보면서 이순신의 위대한 리더십을 흠모하는 한편으로는 안타깝고 애잔한 마음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명나라는 왜적들과 강화회담을 진행하면서 조선수군은 왜적을 치치 말라는 금토패문을 내려 보내는데, 제멋데로 쳐들어와서 조선을 유린하는 왜적을 그대로 두고 볼 수 없었던 이순신은 명나라 장수의 명령까지 거부하면서 출동하여 왜적을 쳐부순 6번째의 출전이 당항포 해전 입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3월3일부터 3월7일 한산도로 귀환할 때까지 당항포해전에서 모두 31척의 왜선을 불태워 버립니다. 전투중이었으므로 몸이 아파도 어쩔 수 없었겠지만 승리는 리더의 희생없이 얻어지는것이 아니라는것을 여실히 보여 주십니다.
지금 우리기업의 CEO들도 소리없는 경제전쟁을 치르고 있습니다. 몸이 아파도 쉴 수 없고, 누구에게 말할 수도 없고, 업무에 대한 집념과 도전적인 성격으로 리더의 건강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은 잘 알지만 제대로 실천하지 못하고 위험에 노출되어 있습니다.
어느 조사에 의하면 미국 CEO들은 하루 평균 18회의 미팅과 20회의 전화상담으로 바쁜 일정을 소화해 내고 있으며 한국의 CEO들은 수면시간을 제외한 아침 7시 조찬모임부터 늦은 저녁시간까지 격무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필자 역시 10여년전에 뜻하지 않게 기업을 정리하고 건강을 잃어 버렸던 뼈아픈 기억을 발판으로 삼아 다음과 같은 재기의 경험을 여러분과 함께 공유하고자 합니다. 1. 따뜻한 식사, 충분한 수면이 기본이다. 2. 나의 업무시간은 내가 지배한다. 3. 여행을 즐겨라.(정신적인 여유) 4. 걷기와 명상을 생활화 하라.(내적성찰)
만일 이순신 장군이 건강을 잃어 버렸다면 이 나라를 구할 수 있었겟습니까? 이제는 기업경영의 전략으로 CEO의 건강을 신중하게 재인식해야 할때 라고 생각합니다. 최근에는 CEO의 건강이 그 회사의 주가가 오르고 내리는 핫이슈가 되었습니다.
글 이부경 010-2228-1151/pklee95@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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